ETF ‘양강 구도’ 굳건…삼성-미래에셋만 늘었다

ETF 시장 규모 76조원…삼성-미래에셋 점유율 ‘81%’ 양분
“중위권 운용사, 시장 상황에 적합한 상품 출시하려 노력 중”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5년 내 200조원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자산운용사들도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올 초 대비 ETF 시장 증가에도 시장 내 80% 이상의 점유한 빅2의 성장세만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중위권 운용사의 점유율은 오히려 줄며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ETF 시장을 선점한 두 기업의 양강 체제가 두드러질수록 중위권 운용사의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다고 봤다. 그럼에도 시장 수요에 맞는 상품을 상장할 경우 중위권 운용사의 틈새 공략도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ETF 시장 규모는 76조3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 초 대비 5.96%, 지난해 초와 비교했을 때는 49.48% 증가한 금액이다.

이처럼 ETF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하지만 올 초 대비 시장 점유율이 증가한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점유율은 올 초 대비 0.59%포인트(p) 증가한 42.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59%p 오른 38.16%로 삼성자산운용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반면 중위권 운용사의 경우 파이가 줄어들었다. △KB자산운용 7.07%(-0.95%p) △한국투자신탁운용 4.05%(-0.46%p) △키움투자자산운용 2.50%(-0.24%p) △NH아문디자산운용 2.06%(-1.05%p) △한화자산운용 1.88%(-0.51%p) 등 일제히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ETF 시장의 경우 선점 효과가 특히 중요하다”며 “두 기업의 양강 체제가 두드러진 만큼, 중위권 운용사에서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상장을 통해 삼성-미래에셋간의 양강 체제로 굳힐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굳건한 1위를 수성하던 삼성자산운용의 아성을 뛰어넘고, 시장의 판도를 다시 썼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위권 운용사에서도 투자자들의 수요에 걸맞는 상품을 출시할 경우 시장 파이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20년 12월 상장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미국과 중국, 홍콩 증시에 상장된 전기차 관련 제조·판매사 가운데 중국이나 홍콩에 본사를 둔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당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및 중국 전기차 산업 급속도로 확대되는 시기에 적합하게 해당 상품을 상장했다. 이에 따라 고객 니즈를 충족할 수 있었으며, 브랜드 네임과 인지도 상승 효과 또한 가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설정 이후 5개월 만에 운용자산 8000억원을 돌파하고, 7개월 만에 순자산총액 1억원을 돌파하며 기록을 다시 썼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 역시 2021년 1월 25.73%에서 1년 만인 2022년 1월 35.57%로 상승했다. 올 9월엔 38.16%까지 뛰며 삼성자산운용과 4.64%p 차이만을 남겨두고 있다.

중위권 운용사에서도 점진적으로 비즈니스를 키워나가고 있고, 각 상황에 맞는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관련된 상품을 제공할 경우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을 적기에 출시한다면 중위권 운용사도 시장 파이를 다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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