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낀 대형 증권사, 자산건전성 ‘비상등’

대형 증권사, 평균 고정이하자산비율 1.26%
주요 증권사 채무보증액 4조원…전년比 60.05%↑

국내 대형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최근 4년간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실자산 중 하나인 채무보증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들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규모가 커지며 고정이하자산비율 역시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2분기 주요 증권사 10곳의 고정이하자산비율 평균은 1.26%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19년 0.5% △2020년 0.87% △2021년 1.24%로 꾸준히 증가했다.

아울러 고정이하자산은 증권사의 대출이나 채무보증, 우발채무 등 회수가능성이 낮은 자산을 가리킨다. 채무상환능력을 고려해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하고, 이중 ‘고정’ 이하인 부실자산을 고정이하자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고정이하자산비율이란 전체 자산 가운데 고정이하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주로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대형 증권사 중 고정이하자산비율의 증가율이 두드러지는 곳은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19년 2분기 기준 0.11%로 낮은 편에 속했으나, 2020년 들어 1.07%로 크게 뛰었다. 2021년과 올해에는 각각 2.37%, 3.42%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증권의 고정이하금액은 2020년 2분기 기준 175억5200만원에서 △2021년 403억1900만원 △2022년 1264억원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다만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20년 0.19%에서 △2021년 0.35% △2022년 0.95%로 1%를 넘어서진 않았다.

이와 관련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 자산 건전성 관리를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요주위에 올라가 있던 금액들이 고정으로 빠지며 악화되는 것처럼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부동산PF 시장이 악화되며 주요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비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채무보증은 증권사가 부동산PF사업을 진행하는 대표적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채무보증 금액의 합은 2018년 27조2184억원에서 2022년 38조17억원으로 39.62% 급증했다.

전년 동분기와 비교해 봐도 증권사의 채무보증액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증권(1조7184억원, -5.41%)을 제외하고는 모든 증권사의 채무보증 금액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올 2분기 채무보증 금액은 4조7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5% 오르며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5조8484억원) 역시 57.87% 증가하며 큰 폭으로 뛰었다.

뒤를 이어 △KB증권(5조1337억원, 38.2% 증가) △삼성증권(4조2774억원, 34.51%) △NH투자증권(2조2526억원, 31.67%) △하나증권(4조8545억원, 13.81%) △신한투자증권(4조3608억원, 8.4%) △대신증권(1조8108억원, 5.97%) △메리츠증권(4조7609억원, 1.33%) 등의 순이었다. 

앞서 증권사들은 부동산 사업 시행사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유동화 증권에 유동성이나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부동산PF 사업장을 상대로 채무보증을 진행해 왔다. 최근 5년간 부동산 시장 상승세에 따라 증권사의 부동산PF 사업도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른 공사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 위험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PF 쪽 시장이 악화되며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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