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 수수료 기습인상…“콘텐츠 개발업체 ·소비자 비용부담 가중”

<출처= Apple App Store>

애플이 5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일본,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 앱스토어 내 결제 통화 가격을 인상한다.  애플의 앱 수수료 가격 인상은 최근 달러화 강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애플은 이에 대해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당장, 애플이 수수료를 기습 인상하면서, 국내 앱 개발업체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됐다.

    

애플은 최근 공지를 통해 앱스토어 내 콘텐츠 가격을 총 87개 구간(티어, Tier)으로 나눠, 수수료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개발사들은 애플이 제시한 가격표에 따라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과거보다 평균 25% 인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최저 수수료 단계인 1티어는(0.99달러), 한화로 기존에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되고, 최고 단계인  87티어(86.99달러)는 119만원에서 149만원으로 높아졌다.

애플의 앱 수수료 인상은 국내 콘텐츠 업계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당장, 카카오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콘텐츠 가격을 조정해야 할 상황이다.

카카오는 애플의 수수료 가격 인상에 맞춰 오는 6일부터 이모티콘 구매 화폐 단위인 ‘초코’ 가격을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100초코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00초코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아이폰 사용자들은 오는 6일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구매할 때 지금보다 500원을 더 내야 한다. 다만, PC 웹페이지에서 이모티콘을 구매하면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다.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은 최대한 기존 판매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수료 인상분을 게임 사용자들에 전가하지 않고, 개별 업체들이 그 부담을 떠안는 것이다. 또한 네이버웹툰은 웹툰 이용권 구매 단위인 ‘쿠키’ 개수를 조정해 개당 120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애플의 기습적인 수수료 인상에 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애플의 앱 수수료 인상이 국내 앱 개발업체 및 소비자들에 큰 비용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애플은 수수료 인상을 기습적으로 예고 없이 진행하면서 국내 앱 개발업체 모두 가격책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애플이 갑작스럽게 가격 정책을 변경하면서 국내 이용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연간 최대 35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애플은 “달러 값이 하락하면 가격을 재조정할 것이냐”는 공식 질의에 대해, 현재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앱 수수료 논란은 애플 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앞으로 모든 앱 안에서는 인앱결제만 써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인앱 결제 강제 논란을 촉발시켰다. 국내에서 구글, 애플의 인앱 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까지 제정됐지만, 구글은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사실상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이 인앱 결제 수수료율 30% 대신 국내 개발사에만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33%의 수수료를 부과해 개발사로부터 3500억원을 더 챙겼다는 주장이 나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와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등은 ‘앱마켓 강제 금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진행중인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피터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를 각각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와 관련,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회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강제를 차단하는 법까지 제정했지만, 구글, 애플은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 라면서 “애플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도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국내 법체계를 무력화 하는 것으로, 국회나 정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고 촉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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