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 내수로 전환한 포스코, 고환율에 원자재값 부담 상승

포항제철소 침수로 수출용 철강 내수로 전환
그동안 수출로 확보한 달러 원자재 구매 활용
수출 물량 줄어 달러 확보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영업이익 감소 전망

포스코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철강 생산원가 부담 상승으로 상반기 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그동안 철강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자재 구매에 사용해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을 적게 받았다. 하지만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로  철강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변수가 생겼다. 국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포스코가 수출 물량을 내수판매로 전환한 것이다. 수출 감소로 벌어 들이는 달러가 줄어든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원자재 구입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로 철강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침수 이후 복구 작업을 통해 고로를 재가동하고 반제품과 전기강판은 생산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공장이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침수 피해로 인해 170만톤의 철강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한 국내 철강 공급 부족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양제철소에서 생산을 확대하고 수출 물량을 내수판매로 전환하기로 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수출 물량을 내수판매로 전환하면서 포스코는 고(高)환율 영향이 더 커지게 됐다. 그동안 포스코는 수출을 통해 확보한 달러로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등 원자재를 구매하면서 환율 영향을 최소화해왔으나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원자재 구매에 대한 부담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1400원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9월 중순 이후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9월 15일 기준 250달러에서 10월 6일 기준 274달러로 3주 동안 24달러가 상승했다.

실제 포스코의 수출이 감소하자 지난달 철강재 수출액도 줄었다. 지난 9월 철강재 수출액은 2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34억1000만달러 대비 21.1% 감소했다. 지난 8월(32억3800만달러)에 비해서도 16.9%가 줄었다.

복구 시점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올해 안으로 수출 물량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12월이 돼야 18개 공장 중 14개 공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TS 1냉연과 1전기강판, 도금, 1후판 등 4개 공장도 내년 초에나 복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수출 물량 감소로 인해 환율 부담이 확대되면서 포스코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와 2분기에 포스코는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분기 들어서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을 3110억원, 4분기에는 3420억원으로 예상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은 물론 일부 철스크렙도 수입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번에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환율 영향이 확대됐으며 복구비용까지 더해지면 수익 감소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환율 흐름변동에 대한 환위험 모니터링 강화 및 시나리오별 전망을 통해 환율 변동성 확대가 경영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