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분 ‘이과(理科) 파워’…이재근 KB국민은행장, 디지털 입지전 수행

국민은행 ‘최연소’ 행장…다양한 시도로 보수적 은행 내 혁신 DNA 심어
은행권 선두적 ‘9to6 뱅크’ 도입으로 고객‧직원 만족도 ↑
‘스타뱅킹’ 원앱 전략 추진으로 시중은행 중 첫 MAU 1천만 돌파

올 1월 취임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취임 1주년을 앞둔 가운데, 국민은행이 디지털 시장에서 타행을 압도하는 기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4대 시중은행장 중 가장 젊은 나이로 행장직에 오른 이 행장은 출범 초기부터 타 은행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국민은행의 보수적인 이미지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6년생으로 올해 57세인 이 행장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현 행장 중 가장 젊다.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 후 동 대학원 석사학위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주택은행 입행 후 지주 재무기획부장,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치며 마침내 올 1월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국민은행 ‘역대 최연소’ 행장이기도 한 그의 임무는 보수적이라는 국민은행의 이미지에 ‘혁신 DNA’를 심는 것이었다. 특히 ‘디지털 혁신’ 및 ‘다양한 고객층 포용’을 위해 젊은 행장을 등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실험’은 취임 1년차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영업점인 ‘9to6 Bank’ 점포다.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일반 은행점포 영업시간이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15시 30분으로 더욱 단축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편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이 같은 ‘역발상’은 호평을 받았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오전조’와 ‘오후조’로 나눠 근무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전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 채널 혁신을 통해 시중은행뿐 아니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은행과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9to6 뱅크의 성공적 정착은 다른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줬다. 올 들어 타 은행들도 질세라 탄력 운영 점포와 무인점포 등을 속속 확대 도입하며 고객 불편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전국 72곳에서 운영 중인 9to6 뱅크는 고객과 직원들의 의견을 고려해 추가 확대 여부를 검토 중이다.

9to6 뱅크가 오프라인 리테일 영업에 기여했다면 ‘디지털’ 부문에서는 공식 모바일뱅킹 앱인 ‘KB스타뱅킹’을 위시로 한 ‘슈퍼앱’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기존 이용률이 낮던 KB계열 모바일 앱 다수를 정리하고, 대신 주요 기능을 스타뱅킹 안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정리하며 스타뱅킹의 이용률을 높였다. 그간 은행 앱은 지나치게 많고, 복잡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낮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스타뱅킹의 MAU(월활성사용자수) 는 시중은행 중 최초로 1000만명을 돌파하며 독보적인 성장을 보였다.

이러한 행보는 양호한 실적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2조52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조1996억원보다 14.6% 성장했다. 은행 측에 따르면 여신 성장과 순이자마진 확대로 인한 수익 증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이 행장은 최근 창립 21주년 기념사에서 “비대면 채널인 ‘KB스타뱅킹’은 ‘천만 MAU’를 돌파하며 약진 중이고 ‘9to6 Bank’와 같은 대면 채널 혁신도 고객들의 호평 속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향후 증권, 보험, 캐피탈 등 KB금융 계열사 고객센터가 하나로 연결되는 ‘KB미래컨택센터’까지 구축이 완료되면 우리 KB는 대면채널과 비대면 채널의 장점을 모두 갖춘 ‘No.1 금융플랫폼 기업’의 희망찬 미래를 향해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은행의 체력을 더 강하게 키워 나간다면 머지 않아 더 큰 도약과 눈부신 발전을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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