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계열사로 인력 전환 배치…LCD 국내 생산 종료, 구조개편 수순

LG디스플레이, 임직원에 ‘계열사 전환 배치 신청’ 메일 보내
이르면 연말부터 전환 배치…대략 200~300명 수준 될 듯
“사업 구조 재편 일환…업무 조정 필요 인원 대상으로 시행”

LG디스플레이가 임직원 일부를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전환 배치하는 일종의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수요가 급감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경기부진으로 누적적자가 가중됨에 따라, 인력 전환 배치를 통해 군살빼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자로 전 임직원에 LG 계열사 전환 배치에 대한 안내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메일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내 여타 계열사로 전환 배치를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전환 배치 시점은 이르면 올 연말부터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임직원이 이동할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200~3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업무 조정이 필요한 인원 등을 대상으로 전환 배치 신청을 받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인력 전환배치를 사실상 구조조정의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천억원대의 영업 흑자를 기록하던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4776억원 대비, 4000억원 넘게 급감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가전수요가 급감하면서, 올 2분기부터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48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는 무려 75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올 2분기 -3820억원, 3분기 -7740억원 등으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전례 없는 패널 수요 급감 및 판매 가격 하락이 주력 분야인 중형·프리미엄 TV용 패널 시장에 집중됐다”며 “LCD 패널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74억원으로 추정됐다. 당기순손실도 484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CD·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주력 패널의 판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크게 악화시켰다”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장 생존에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관측이 이어지자, 결국 LG디스플레이는 ‘사업 구조 재편’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TV의 국내 생산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OLED 및 하이엔드 LCD, 수주형 사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조정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3년 간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극심한 수요 침체와 변동성 높은 시황을 극복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경영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기조 하에 강화된 운영 기준으로 대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재무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고강도의 실행 계획을 추진하겠다”며 “LCD TV 부문의 경우 국내 7세대 TV 생산 종료 계획을 기존 일정 대비 앞당기고, 중국 내 8세대 TV 생산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LG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이번 인력 전환 배치 결정도 사업구조 개편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 국내에서 LCD TV 생산을 줄이기로 한 만큼 , 해당 부문에 종사해 온 임직원의 전환 배치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투자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이기로 했다”면서 “이는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LCD TV 국내 생산 종료 시점을 6개월~1년 정도 앞당기기로 한 LG디스플레이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셈이다”고 평가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전체 직원 수는 2만9931명이다. 이 중 기간제 근로자와 단시간 근로자를 제외한 정규직은 남자 2만4656명, 여자 4735명 등이다. 이들 가운데 계열사로 얼마나 많은 인력이 이동할지, 또 주로 어느 파트의 인력이 이동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희망 퇴직은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정호영 대표이사 사장 유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24일 임원 인사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는 등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이에 재무 건전성 확보, 사업 구조 재편 추진 등에 방점을 찍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을 위해선 정 사장이 적임자라는 판단이 인사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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