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내년까지 적자 지속…정호영 사장 “해결사로 나선다”

올해 연간 영업손실 1조6934억 전망…적자 전환
‘전략·재무통’ 정호영 재신임…재무 건전성·실적 개선 숙제
사업 구조 재편 속도…LCD TV 국내 생산 종료 앞당겨
중소형 OLED 패널 역량 강화…차량용 패널도 입지 제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디스플레이 수요 급감으로,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LG그룹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을 유임키로 결정하면서, 정 사장이 당면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사장은 연임 이후,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실적을 빠르게 개선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5일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996억원으로 추정됐다. 당기순손실도 5388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693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2조2306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낸 것이다. 당기순손실 역시 1조6614억원으로 예상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이같은 암울한 실적이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수요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나 지난해 대비 6.9%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는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 시장이 역사상 최초로 역성장하는 첫해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옴디아는 “세계적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 위기 등이 디스플레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흐름이 내년 상반기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는 점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7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분기에도 -1873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영업적가 폭 보다는 다소 개선되겠지만 내년에도 LG디스플레이의 적자 기조를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CD·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주력 패널의 판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을 크게 악화시켰다”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장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같은 실적부진 때문에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당장, LG디스플레이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제고해 향후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정 사장을 유임시켰다. 최근 2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선 재무 분야 베테랑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어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천억원대의 영업 흑자를 기록하던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적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4776억원 대비 4000억원 넘게 급감했다.  2분기부터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48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는 적자폭이 7593억원으로 늘어났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사장이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수장을 교체하기보다는 정 사장을 한번 더 중용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기로 결정했다.

정 사장은 LG그룹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전략·재무통’이다. LG전자 입사 후 전략기획팀장과 재경 부문 경영관리팀장을 거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이후 LG화학, LG생활건강 등 계열사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경력과 연륜을 바탕으로 정 사장은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 비중의 65%에 달하는 LCD 패널 수요가 급감하자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TV의 국내 생산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OLED 및 하이엔드 LCD, 수주형 사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3년 간 사업 구조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극심한 수요 침체와 변동성 높은 시황을 극복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경영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기조 하에 강화된 운영 기준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재무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고강도의 실행 계획을 추진하겠다”며 “LCD TV 부문의 경우 국내 7세대 TV 생산 종료 계획을 기존 일정 대비 앞당기고, 중국 내 8세대 TV 생산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OLED 시장에서 중소형 패널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최근 스마트폰은 물론 고사양 IT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OLED를 채택하려는 고객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14 프로 등에 OLED 패널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상위 모델인 아이폰 프로의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해 왔다. 그러나 삼성의 독주 체제가 깨지고 말았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4 생산을 위해 1억2000만개 규모 OLED 패널을 주문했다. 이 중 2000만개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13 시리즈의 일반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한 바 있다. 이번에 애플의 주문으로 아이폰14 프로 맥스에 패널에까지 납품을 확대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인치 풀 컬러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인치 풀 컬러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

기술 리더십 강화에도 힘쓴다. 최근 공개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중소형 패널 기술 개발에 적극 매진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여 간다는 계획이다.

차량용 패널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한다. 현재 OLED와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의 영역에서 고객 맞춤형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지난 수년 간 차량용 패널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결실이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차량용 패널 수주 잔고는 지난해 대비 40% 성장했다”며 “OLED 비중도 지난해 30%에서 올해 45%로 늘며 안정적인 OLED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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