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수출 실적 ‘급성장’

11월 수출 2만803대…전년比 115.4% 급증
내년 트레일블레이저·차세대 CUV ‘투 트랙’
캐딜락·GMC 등 ‘멀티 브랜드’ 전략도 가동

한국지엠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하고 있다. 글로벌 핵심 차종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중심으로 수출을 빠르게 늘리며 판매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한국지엠은 내년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필두로 한 ‘투 트랙’ 전략을 통해 흑자 전환을 이뤄낼 계획이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올해 11월 수출은 2만803대로 전년 대비 115.4% 급증했다. 올해 3월 이후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한국지엠의 올해 1~11월 수출은 20만5726대로 전년 대비 19.8% 늘었다.

한국지엠의 수출을 견인한 차종은 단연 쉐보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레일블레이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올해 11월 전년 대비 185.2% 급증한 1만6369대가 수출됐다. 올해 11월 한국지엠 수출의 78.7%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10월에만 1만7958대가 수출되며 국산 승용차 모델별 수출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북미 등 해외로 수출된 현대차 코나(1만7625대), 기아 니로(1만2902대), 르노 XM3(1만2388대) 등을 모두 제치고, 올해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지엠의 판매 실적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의 올해 11월 내수·수출은 2만2860대로 전년 대비 86.2% 증가했다. 올해 6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다. 한국지엠의 올해 1~11월 내수·수출의 경우 24만1123대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은 내년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를 앞세운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수출 질주를 이어갈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지엠 부평 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창원 공장에서 차세대 CUV를 생산해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차세대 CUV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내년 한국지엠의 흑자 전환과 경영 정상화를 이끌 첨병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차세대 CUV의 안정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창원 공장에 9000억원, 부평 공장에 2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최대 5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창원 공장의 경우 도장·프레스·차체·조립 공정을 위한 시설 투자를 통해 시간당 60대, 연간 최대 28만대 규모의 생산 역량을 확보한 상태다.

내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멀티 브랜드’ 전략에도 속도를 낸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를 제외한 쉐보레 차종과 G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GMC의 다양한 차종을 국내에 도입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 중 GMC는 GM의 프리미엄 픽업·SUV 전문 브랜드로 올해 6월 국내에 처음 출범한 이후 초대형 픽업트럭인 ‘시에라’의 드날리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동화 전환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전기차 볼트 EV와 볼트 EUV가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2025년까지 국내에 10종의 전기차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10월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쉐보레, 캐딜락, GMC의 글로벌 최고 모델들을 국내에 출시할 것”이라며 “2025년까지 GM 브랜드의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고, 국내 시장의 전기차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향후 출시할 새로운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할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의 생산과 수출이 본궤도에 오르면 한국지엠의 적자 탈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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