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전기차 늘고 경유차 줄고”…‘탈 디젤’ 가속

경유차 운행 대수 1년 새 10만대 넘게 줄어
현대차·기아 등 주력 디젤 모델 단종 영향
경유 가격 휘발유 추월…경유차 퇴출 견인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전년 대비 늘어난 반면 경유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차원의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경유차 퇴출이 본격화한 데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일명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경유차 운행 대수는 626만5921대로 전년 대비 1.7%(10만6268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운행 대수가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 하이브리드차 운행 대수는 103만1930대로 전년 대비 24.1%(20만176대) 증가했다. 전기차 운행 대수도 30만3281대로 63.7%(11만8007대) 급증했다.

경유차 운행 대수가 1년 새 10만대 이상 줄어든 건 현대차·기아를 필두로 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탈(脫) 디젤’ 움직임이 본격화한 영향이 컸다. 정부가 2018년 9월 국제표준 배출가스 시험방식(WLTP)을 도입해 경유차에 적용한 이후 대부분 국내 완성차 업체는 기존 디젤차를 단종하는 등 디젤차 라인업 축소에 나섰다. 지난해의 경우 디젤차 수요가 가솔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현대차가 간판 세단인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의 디젤 모델을 단종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기아도 K3, K5, K7을 비롯해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의 디젤 모델을 단종했으며, 지난해 7월 셀토스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셀토스’를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을 없애기도 했다. 제네시스의 경우 G70, G80의 디젤 모델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중견 완성차 업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르노코리아차는 주력 세단인 SM6 디젤을 일찌감치 단종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7월 출시한 중형 SUV 신차 토레스의 엔진 라인업을 가솔린으로만 구성했고, 올해 1월에는 가솔린과 액화석유가스(LPG) 연료를 병용하는 ‘하이브리드 LPG’ 모델을 내놨다. 한국지엠도 쉐보레의 가솔린 모델을 위주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쌍용차가 지난 9일 국내에 출시한 토레스의 ‘하이브리드 LPG’ 모델.<사진제공=쌍용자동차>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인해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심화했던 점도 경유차 퇴출 속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5월 11일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1722원으로, 휘발유(1531원)보다 200원 가까이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들어 경유에 3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유지하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완화하고 있지만, 전기차 대중화 등에 힘입어 탈 디젤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유류비가 저렴해 차량 유지비 부담이 적었지만, 경유 가격이 크게 올라 이 같은 장점이 퇴색된 것이 사실”이라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전환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어 경유차 퇴출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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