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제 도입 반년 ‘1.23%p→1.17%p’ 감소…농협은행 축소폭 최대

6개은행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평균 예대마진 1.23%p→1.17%p
농협은행 1.36%p→1.15%…평균 예대마진은 농협 최대·하나 최저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부터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매월 공시하는 제도를 도입한 지 반년여가 지났다. 현재까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취급분까지 총 6개월간의 예대금리차가 공시된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소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공시제 도입과 맞물려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억제 요구와 은행권의 취약계층 차주 금리 인하 정책 확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6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 취급분 평균 1.23%포인트에서 12월 1.17%포인트로 6개월 만에 약 0.06%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는 대출 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차이를 말한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이 예대마진을 많이 벌어들인 것으로 본다.

은행별로는 농협‧기업‧하나‧국민은행은 6개월간 예대금리차가 감소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예대금리차가 소폭 확대됐다.

이 중 농협은행의 축소폭이 가장 컸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7월 1.36%포인트의 예대금리차에서 같은 해 12월 1.15%포인트로 약 0.21%포인트 축소됐다. 다만 6개월간 농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56%포인트로 6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은 8월 1.78%포인트, 9월 1.83%포인트, 10월 1.54%포인트, 11월 1.67%포인트로 주요 시중은행중 가장 높은 예대마진을 보였으나 연말 들어 대폭 예대금리차를 축소했다. 농협은행 측은 타행 대비 높은 예대마진에 대해 정책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예대금리차가 일시적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같은 기간 1.28%포인트에서 1.19%포인트로, 하나은행은 1.10%포인트에서 1.01%포인트로 각각 0.09%포인트씩 예대금리차가 축소됐다. 하나은행은 6개월간 평균 예대금리차가 1.06%포인트로 6개 은행 중 가장 작았다. 또 국민은행은 1.18%포인트에서 1.10%포인트로 0.08%포인트 줄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에서 12월까지 예대금리차가 1.29%포인트에서 1.38%로 0.09% 포인트 늘었고 신한은행은 1.14%포인트에서 1.19%포인트로 0.04%포인트 확대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실제로 6개월간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소폭 축소됐으나, 일각에서는 예대금리차 공시제의 순기능에 의한 결과라기 보다는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억제 및 취약계층 금리인하 요구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예대금리차 공시제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신용등급별 취급비중 등을 감안하지 않고 일괄적인 예대금리차만 비교하고 있어 각 은행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 등 여수신 여건이 시중은행에 비해 불리할 뿐만 아니라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은행은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점 때문에 예대금리차 축소만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줄여 결과적으로 금융소비자들에게는 손해로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거나 정책금융 상품 등을 판매하는 은행은 타행 대비 예대금리차가 불리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데 현행 제도로는 아직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도 보다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업권과 당국이 협력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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