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연 매출 80조 클럽’ 진입…물류비 등 비용 절감·사업 부문별 역량 제고

지난해 매출액, 전년比 12.9% 늘어난 83조4673억원
영업익은 12.5% 감소…수요 둔화·각종 비용 증가 탓
경기 침체 지속 전망…상당 수준 비용 줄여 수익 제고
올해 2조원 중반대 투자 예정…신성장 동력 확보 집중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

LG전자가 지난해 83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하며 ‘8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 등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소비 심리 둔화 여파 등으로 직전 년도 대비 12.5% 감소했다.

LG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83조46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이는 2021년 대비 12.9% 늘어난 수치다.

2021년 70조원을 돌파한 LG전자의 연매출은 1년 만에 8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경기 침체로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생활가전 사업과 전장 사업이 선전하며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 달리 영업이익은 축소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5510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1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전 사업 부문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29조8955억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7년 연속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워시타워, 크래프트아이스 얼음정수기냉장고, 스타일러 등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 증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물류 비용 및 원자재 값 인상 여파로 2021년 2조2093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1296억원에 그쳤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15조7267억원, 영업이익 54억원 등을 기록했다.

LG전자는 “TV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었다”면서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LG 스마트 TV 운영체제 웹O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서비스 사업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의미 있는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LG전자 매출 및 손익. <사진=LG전자>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6496억원이었다. 이에 LG전자 전체 매출액에서 VS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를 웃돌게 됐다. 영업이익은 1696억원으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LG전자는 반도체 공급 지연 이슈에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점이 영업 흑자를 이끌어냈다고 긍정 평가했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S(Business Solutions) 사업 부문의 경우 지난해 매출 6조903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 IT 제품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으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의 높은 성장에 힘입어 2021년 대비 두 자릿수대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경쟁 심화, 유통 재고 수준 유지를 위한 비용 지출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경기 침체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상당 수준의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LG전자는 이날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도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 지속 및 지정학적 리스크, 소비 위축 우려 등 사업 환경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올 상반기에는 소비자 수요 둔화 추세 속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하반기에는 본질적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한 수요 개선에 나서 연간 매출 성장세 지속 및 견조한 수익성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물류비와 관련해 “2020년 말부터 시장의 물류비 변동 사항을 반영해 해상 운송 선사와의 재계약을 추진해 왔다”며 “이런 성과로 올해는 상당한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류비 인하 효과는 해운사와의 협상 완료 시점에 따라 올 1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며 “원재료 값 하락 효과는 도입 시점부터 제품의 생산 및 판매 시점까지 리드타임을 기준으로 이미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온 만큼 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설비 투자의 경우 지난해 2조원 초·중반대 수준을 집행했다”며 “올해도 기존 사업 역량 유지·강화, 지능화, 디지털 전환 등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2조원 중반대의 투자를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 전시된 LG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LG전자는 올해 기존 사업의 한계를 뛰어 넘어 큰 기회와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철저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H&A 사업 부문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비·원자재 가격 등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점을 기회 삼아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원가 개선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온 볼륨존 제품 확대를 통해 수요 감소의 영향을 극복하고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가 측면에서는 개선이 예상되는 원자재 및 물류비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고 비상경영 체제 운영을 통한 비용 절감 활동을 추진해 수익성을 지속 확보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HE 사업 부문은 웹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에 속도를 더욱 올린다는 포부다. 또 LG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효율적 자원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유럽 TV 시장에 대한 환경 규제로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8K TV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규제 사항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관련 준비를 모두 마쳤다”며 “에너지 효율이 좋은 올레드 TV를 주축으로 사업을 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 없고, 규제에 부합하도록 모든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톤 올해의 컬러 2023’인 비바 마젠타가 적용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 <사진=LG전자>

VS 사업 부문은 올해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 부품의 생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고부가 및 고성능 제품의 수주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그간 지속적인 경쟁력 축적을 통해 확보한 LG전자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 이른다.

BS 사업 부문에선 게이밍 모니터, 그램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 버티컬(특정 고객군)별 맞춤 솔루션을 앞세워 기업 간 거래(B2B)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키로 했다.

한편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상당히 저조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1조8575억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7%나 폭락한 693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1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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