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비씨카드 사장 ‘연임’ 가능성은…KT발 스튜어십코드 변수될 듯

자체카드 발급 및 리스업 진출로 수익 다각화
데이터·디지털 사업 등 새 먹거리 확보…글로벌 진출도 활발
구현모 KT 사장 연임 여부는 변수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의 향후 거취에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사장은 임기 내 실적 개선과 사업 다각화 등 비씨카드의 안팎살림을 잘 꾸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최 사장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진 모회사 KT 구현모 사장의 연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외부 출신 금융 전문가인 그는 지난 2021년 3월 비씨카드 사장에 선임됐다.

비씨카드의 기존 주력 사업은 은행과 카드사에 결제망을 제공하고 업무를 대행해 수수료를 거둬들이는 ‘매입업무’다. 그러나 경쟁사의 자동차할부 및 기업금융 확대, 회원사 이탈 등으로 비씨카드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은 우선 회사의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2021년 블랙핑크 카드를 시작으로 스마일게이트, 케이뱅크 등 외부와 협업해 자체카드 라인업을 확장해나갔다. 신용카드 부문 실적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그 결과 비씨카드의 자체카드수수료수익은 2021년 말 91억원으로 전년(46억원)보다 97.8%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50.8% 늘어난 149억원의 자체카드수수료수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금융수익은 2021년 3분기 20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66억원으로 125.9% 증가했다. 자체카드 발급으로 회원 수가 늘어난 데 더해 대출 부문 영업을 확대한 영향이다.

최 사장은 임기 중 리스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역시 수익원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비씨카드는 2021년 3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업무 범위에 시설대여업을 추가 등록하고 그해 하반기 영업을 시작했다. 회사의 리스 자산은 2021년 3분기 7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73억원으로 1년 만에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8월 12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IT개발사 ‘크래니움’ 인수 계약 체결식에서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왼쪽)과 윌리엄 킹 크래니움 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비씨카드>
지난해 8월 12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IT개발사 ‘크래니움’ 인수 계약 체결식에서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왼쪽)과 윌리엄 킹 크래니움 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비씨카드>

최 사장은 디지털과 데이터 등 미래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비씨카드는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에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데이터 플래그십 주관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민간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지정됐다.

글로벌 영토 확장 전략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2021년 베트남 POS 단말기 유통사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통해 IT개발사 지분 67%도 인수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결제사업의 해외 파트너로 단독 선정되기도 했다.

비씨카드는 올해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앙아시아 지역에도 국가간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에는 몽골중앙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결제망 연결 및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모회사 KT의 지배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은 최 사장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T의 지분 9.9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구현모 KT 사장의 연임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후보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한 것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세미나’에서 KT의 경영진 연임 절차의 투명성을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 사장은 구 사장이 비씨카드의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이에 따라 구 사장 연임 결과에 따라 최 사장의 향후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