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한국 법인 설립… “해외 사업자 제4 이통 진출 현실화하나” 우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전격적으로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 도입에 나선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해외 사업자의 국내 제4 이통시장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8일 국내 스타링크 사업을 전담할 ‘스타링크코리아 유한책임회사(Starlink Korea LLC)’를 설립했다. 이들은 서울 서초구 강남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로렌 애슐리 드레이어 스타링크 사업운영 부문 선임 디렉터가 업무집행자로 등록됐다.

스페이스X는 앞서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설립예정법인 형태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신청한 바 있다. 규정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30일 이내에 심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신청 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법인 설립과 기간통신설비 관련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측 관계자는 “스타링크 관련 사업에 대한 등록은 우선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을 해두고 법인 설립을 나중에 하는 구조로 진행해 왔다”며 “법인 설립이 완료됐으니 조만간 서비스 등록에 관련된 결정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법인 설립으로 한 단계 고비를 넘었지만, ‘스타링크’ 의 국내 진출을 위해서는 아직 남은 단계가 있다. 스페이스X는 국내에 직접 구축한 설비가 없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본사가 미국에 있는 스타링크 위성을 사용하기 위해 ‘국경 간 공급협정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스타링크의 위성통신 서비스가 현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5G 이동통신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난제다. 대규모의 투자비에 비해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스페이스X’ 등의 위성통신 관련 기업들은 우주로 쏘아 올리는 위성의 개수를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위성통신’이 4G, 5G 이동통신을 넘어서는 차세대 통신기술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향후 국내 이통 3사를 주축으로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위성으로 전파 전달이 가능한 위성통신 서비스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개연성도 크다. 5G 등의 상공망은 설비 구축 지역에 따른 음영 지역이 있지만, 위성 인터넷은 음영 지역 없이 서비스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타링크’ 서비스 가능 구역 표시 중 한국 지역에 ‘Starting Q2 2023’이라고 표시돼 있다. <출처=스페이스X 홈페이지>

다만, 해외사업자의 국내 통신시장 진출은 거의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스페이스X의 국내 진출을 놓고 반발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해외 사업자가 국내 기간통신사로 나설 경우, 국내 통신사간 경쟁구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해외 사업자라는 이유로 국내 기간통신사에 비해 규제의 사각지대로 방치될 가능성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앞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전까지 해외사업자가 국내 통신시장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국내 통신은 국내 사업자 위주였고, 네트워크 구축 상태나 여러 가지를 봤을 때 해외 사업자 중 특히 위성 사업자의 경쟁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현재 국내 통신시장이 통신 3사 위주로 고착화되면서,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 편익이 제한받고 있다는 시각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현재 통신시장은 통신3사 중심 체계로 고착화되고, 사업자간에 품질·요금 등의 경쟁은 정체된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맞춰, 정부는 해외 사업자의 제4 이통사 진입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 국내 통신사의 지분을 최대 49%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투자와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어 ‘제4 이통사’로서의 통신사업 진입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막대한 자본력과 ‘위성’ 경쟁력을 갖춘 ‘스페이스X’가 한국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개시할 것을 발표하면서, 국내 첫 외국계 제4 이통사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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