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리테일·IB 쌍끌이 전략 ‘결실’

1분기 증시회복에 전년대비 80% 성장 결실
‘IB통’ 정영채 사장…2005년 우투증권 합류 후 고른 실적성장 기여
MZ세대 초보·기존 투자자 아우르는 전략으로 브로커리지 수익확보

NH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발군’의 실적을 시현하면서 취임 5년차를 맞은 정영채 사장의 전략이 결실을 맺은 분위기다. IB 전문가인 정 사장의 수익성 강화 전략과 함께 리테일 부문에서도 사용자층의 연령대와 투자패턴에 따른 맞춤형 전략으로 타사 대비 수혜를 크게 입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당기순이익 18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9%의 큰 성장폭을 보였다. 

이는 현재까지 실적이 공개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가장 높다. 이번 실적 호조에는 증시 회복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입 증가와 IB 부문의 선전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 측은 “국내 시장거래대금 증가 및 글로벌 주식시장 회복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지가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며 “IB 부문에서도 DCM 시장 회복과 함께 1분기 총 8조9000억원에 이르는 채권발행을 주관, 채권 발행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성공적인 기업자문 및 인수금융 수행을 통해 IB 역량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또 “운용부문에서 채권금리 하락 및 글로벌 증시 상승 등 우호적 시장환경이 조성되며 채권 운용 실적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NH투자증권의 올 1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1054억원으로 전 분기 753억원보다 39.97% 증가했으며 운용손익이 1766억원으로 전 분기 365억원보다 383.8% 늘었다. 금리하락으로 채권 평가이익이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1963년생인 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88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대우증권 시절부터 IB부문 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NH투자증권으로 변경된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장 상무로 2005년 합류했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에서 그를 영입한 것도 대우증권의 IPO 부문의 성장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우리투자증권으로 옮긴 이후에도 채권발행시장(DCM) 등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IB부문 육성에 기여했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장장 13년간을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를 이끌어 온 ‘IB 전문가’ 정 사장은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취임 전인 2017년 기준 NH투자증권의 수익 구조는 전체 영업수익 1조1853억원 중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2887억원, IB수수료수익은 1103억원 수준으로 리테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년 후인 2022년에는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증시 하락으로 3713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IB 수수료수익은 313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 감소를 만회했다. 

리테일 부문 역시 고객층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는 전략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 냈다. 특히 기존 투자자들과 ‘투자 초보’인 2030 젊은 세대의 요구를 각각 공략하는 전략으로 고객층 저변 넓히기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이 2016년 출시한 모바일증권 서비스 ‘나무’를 개편해 2022년 ‘나무증권’으로 다시 발전시켰다.

나무증권은 초보 투자자인 ‘MZ세대’를 겨냥한다. 주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UI 구성이 특징이다.

나무증권 브랜드를 활용,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나무증권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공항 콘셉트로 해외주식투자를 간접 경험하고 투자 지원금을 지급해 자연스럽게 고객으로 연계하는 마케팅이었다.

이와 함께 비대면 대신 여전히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QV’ 앱을 운영, ‘이원화’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선호 고객을 모두 잡았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5년 전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와 비교해도 질적, 양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며 “고객의 필요가 우리를 존재하게 한다. 고객에게 우리는 ‘쓸모 있는 플랫폼’이었는가를 한 번 더 자문(自問)해 보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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