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쉐보레 ‘각축전’…수입 전기차 시장 판 커진다

벤츠 EQE·BMW i4 전기차 선두 경쟁 치열해
쉐보레 볼트 EUV·포르쉐 타이칸 3·4위 올라
판도 변화 가능성…신차 효과·물량 공급 주목

올해 들어 고속 성장 중인 수입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입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벤츠와 BMW가 선두 자리를 놓고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쉐보레와 포르쉐·볼보도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와 수요 고급화로 수입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만큼 신차 효과와 물량 공급이 남은 상반기 판도 변화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테슬라 제외)는 54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 전기차를 포함한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가 8만2594대로 2.6%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수입 전기차 시장은 벤츠, BMW, 쉐보레의 삼파전 구도다. 우선 벤츠는 간판 전기차인 EQE의 인기에 힘입어 수입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누적 681대가 팔린 EQE를 필두로 EQA, EQB, EQS 등 주력 전기차의 판매 질주 덕에 총 2170대를 팔며 수입 전기차 시장의 약 40%를 점유했다. 특히 벤츠의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QA 250은 지난 4월에만 187대가 판매되며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BMW는 중형 전기 세단인 i4를 앞세워 수입 전기차 시장 2위를 굳히며 벤츠를 바짝 쫓고 있다. 올해 누적 기준 BMW가 국내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총 1502대로, 벤츠와의 판매 격차는 668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i4는 868대가 팔렸고, 전기 SUV인 iX3와 iX도 각각 266대와 17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BMW가 지난 3월 말 국내에 출시한 준중형 전기 SUV인 iX1의 경우 106대를 기록하며 한 달 새 판매가 빠르게 늘어났다.

쉐보레는 수입 전기차 시장 3위에 올랐다. 올해 누적 451대가 팔린 볼트 EUV가 소형 전기 SUV 수요를 흡수한 덕분에 총 518대를 판매하며 포르쉐를 간발의 차이로 추월했다. 같은 기간 포르쉐는 대표 전기차인 타이칸을 비롯해 타이칸 4S 등 7종의 타이칸 파생 모델을 앞세워 분전했지만, 총 401대 판매를 기록하며 수입 전기차 시장 4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물량 부족의 여파로 분석된다.

쉐보레 볼트 EUV.<사진제공=한국지엠>

벤츠, BMW, 쉐보레, 포르쉐에 이어 올해 들어 국내에서 전기차를 많이 판매한 수입차 업체는 볼보였다. 볼보는 준중형 전기 SUV인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를 판매 중이며, 올해 누적 387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볼보 다음으로 폴스타 165대, 아우디 142대, 미니 87대, 푸조 36대, 폭스바겐 1대 순이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수입차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1417대로, 테슬라를 포함하면 지난 4월 기준 수입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7000대에 육박했다.

벤츠와 BMW 등 수입차 업체의 대부분 전기차는 국내 판매 가격이 6000만원이 넘는 탓에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전액 지원받지 못한다. 실제로 환경부는 올해부터 57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고, 5700만원 이상~85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보조금을 50%만 지급하고 있다. 8500만원이 넘는 전기차는 보조금을 아예 받지 못한다. 하지만 전기차 대중화와 수요 고급화가 맞물리면서 수입 전기차 시장은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수입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수입차 업체 간 각축전이 한창인 만큼 신차 효과와 물량 공급이 향후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정상화로 인해 수입차 업체의 전기차 물량 수급도 원활해지고 있다”며 “수입차 업체별 재고 관리와 신차 전략 등이 향후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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