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순자본비율’ 소폭 상승…미래에셋·메리츠증권 개선폭 두드러져

전년 말 대비 15.7%p↑…대형사가 주도
미래에셋·메리츠·신한투자 등 14개사 상승

국내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올해 1분기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형사들의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29개 증권사의 순자본비율(NCR)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평균 994.0%로 지난해 말(978.4%) 대비 15.7%포인트 상승했다.

NCR은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값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위험액이 늘어나도 자본이 더 커지면 NCR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관련해 NCR 개선을 예고해 건전성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의 올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NCR 산정 시 위험 값을 차등화하는 등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의 리스크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NCR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29개사 중 14곳의 NCR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사의 NCR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기준 NCR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전년 말 대비 증가폭도 가장 컸다. 미래에셋증권의 NCR은 1분기 말 2132.3%로 지난해 말(1871.1%)보다 261.2%나 상승했다. 총위험액은 오히려 2.4% 늘었지만 영업용순자본이 6.1% 증가한 영향이다.

메리츠증권은 위험액을 줄이고 자본을 늘리면서 NCR이 크게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말 NCR은 1929.5%로 지난해 말(1683.9%)보다 245.6%포인트 올랐다. 총위험액 규모는 2.6% 감소한 반면 영업용순자본은 5.7% 확대됐다.

신한투자증권도 NCR이 1255.9%로 전년 말(1112.9%) 대비 143.0%포인트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위험액은 3.2% 감소했고 영업용순자본은 2.1% 늘었다.

삼성증권은 16.9%포인트 상승한 1457.7%를 기록했는데 영업용순자본과 총위험액 둘 다 각각 2.6%, 3.6%씩 증가했다. NH투자증권도 NCR이 5.8% 상승했지만 총위험액은 3.5% 늘었고 영업용순자본도 2.3% 증가했다.

반면 NCR이 악화된 대형사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의 NCR 하락폭이 가장 컸는데 1분기 말 1876.9%로 지난해 말(2038.2%) 대비 161.3%포인트 악화됐다. 키움증권도 1209.2%로 전년 말(1310.1%) 대비 100.9%포인트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둘 다 위험액이 불어난 영향으로 NCR이 악화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총위험액이 6.2% 늘었고 키움증권은 10.6% 증가했다. 영업용순자본 증가율은 한국투자증권 0.5%, 키움증권 0.4%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건전성 우려에도 대형 증권사들의 NCR은 개선되거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소형사는 현행 NCR의 착시효과를 고려해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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