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 온 김에 장도 보시라”…이마트·롯데마트, ‘체험형’ 매장으로 활로 모색

판매공간 줄이고 놀이공간 넓히는 리뉴얼 진행 중
고객 체류시간 확대되며 매출 증가 성과 나타나
이마트, 7월 킨텍스점 등 10개 매장 재단장 예정
롯데마트, 지난해 흑자전환…공사 세부 일정 조율

대형마트가 올해도 기존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다. 물건을 판매하는 데 주안점을 둔 기존 매장을 놀이 및 체험공간으로 재단장해 소비자의 발길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와 편의점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면서 대형마트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사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매출은 각각 3조169억원, 1조447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이마트는 2.5%, 롯데마트는 2.4%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1인 가구 증가, 고물가 등의 여파로 소비 습관이 변화하면서 대형마트보다는 온라인과 편의점이 주 소비 채널로 자리 잡은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14.5%로 백화점(17.8%), 편의점(16.2%), 온라인(48.6%)보다 적었다. 또 지난해 대형마트의 매출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채널의 매출은 9.2%, 편의점은 10.8% 각각 증가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온라인)와 편의점에 밀려 대형마트의 강점이 흐려졌다”라며 “때문에 ‘놀러 온 김에 장도 보도록’ 하는 체험형 매장 효과에 기대해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난 지난해 대형마트는 가성비 마케팅에 힘을 쏟았지만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은 기대만큼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연수점에 있는 랜더스 광장(왼쪽)과 롯데마트 잠실 제타플렉스점 입구 <사진=이마트, 김연지 기자>
이마트 연수점에 있는 랜더스 광장(왼쪽)과 롯데마트 잠실 제타플렉스점 입구 <사진=이마트, 김연지 기자>

이 같은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매장에 체험 공간을 꾸려 소비자 발길을 묶는데 애를 쓰고 있다. 물건을 판매하는 데 주안점을 둔 공간을 ‘놀이공간’이면서 동시에 물건도 파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연수점을 재단장해 오픈했다. 이마트 연수점은 이마트가 ‘미래형 마트’로 꼽고 있는 대표 매장이다. 매장에서 장 보기, 외식, 레저, 문화 활동 등이 모두 가능토록 한 점이 특징이다. 

재오픈을 통해 이마트 연수점의 직영 판매공간은 12561㎡(3800평)에서 5619㎡(1600평)로 줄었다. 하지만 스마트팜과 치킨 로봇 등 이색 공간이 마련됐고, 전문점·테넌트 규모는 5950㎡(1800평)에서 11570㎡(3500평)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쇼핑 공간을 줄이고 맛집과 문화 공간 등을 넓힌 것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리뉴얼 효과는 단숨에 나타났다. 이마트 따르면 연수점을 개장한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 달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가량 증가했고, 방문한 고객 수도 23%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7개점의 리뉴얼을 완료했다”면서 “올해는 오는 7월 킨텍스점을 비롯해 10개 이상의 지점을 재단장 하는데 85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22개 점포를 리뉴얼 오픈했다. 지난 4월 말 동래점 재단장을 마쳤다. 재단장한 매장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2021년 오픈한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이다. 

제타플렉스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매장,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 미래 먹거리 매장, 화장품 전문숍 롭스 플러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대형 파노라마 수족관, 곤충 식량, 수천여 종의 주류를 취급하는 보틀벙커로 물건을 사러 온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도록 했다. 층마다 가격 경쟁력을 높인 ‘카테고리 킬러’ 상품을 둬 둘러보는 김에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은 오픈 이후 한 달 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방문객 수가 32.5% 증가했다. 이후 5개월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보틀벙커도 영업 시작 후 한 달 매출이 전월 대비 4배 뛰는 성과를 보였다.

롯데마트는 대대적인 리뉴얼 이후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며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효율적인 공사 진행을 위한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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