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증권사, IB 사업 부진에 수익 ‘반토막’…SK증권만 약진

IB 관련 3개 수수료 모두 감소…전년 대비 50%↓
다올투자증권 감소율 최대…SK증권은 31% 증가

올해 1분기 증권사의 투자은행(IB) 관련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IB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SK증권만 18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IB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8개사의 올해 1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총 551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74억원) 대비 49.7% 감소했다.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인수·주선 수수료, 매수·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 등이 포함된다.

올해 증권사는 인수·주선, 매수·합병, 채무보증 등 3개 부문 수수료 수익이 모두 감소했다.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은 1559억원으로 전년 동기(2740억원) 대비 43.1% 감소했고 매수·합병 수수료 수익은 1292억원으로 전년 동기(3729억원) 대비 65.4%나 줄었다.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도 266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506억원)와 비교해 40.8%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역대 최대 규모 딜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IPO가 있었던 반면 올해는 대어급 IPO의 철회가 이어지면서 기저효과가 더욱 컸다.

증권사 IB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부동산 PF 사업 부진은 채무보증 관련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뎌지면서 PF 신규 딜이 줄었기 때문에 당분간 수익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사의 부실 우려도 있어 리스크 관리에 대한 부담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부동산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았던 다올투자증권의 수익 악화가 가장 심했다. 다올투자증권의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올해 1분기 72억원으로 89.5%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686억원으로 18개 증권사 중 6번째로 규모가 컸지만 올해는 100억원도 넘기지 못했다.

SK증권은 유일하게 IB 수익 성장을 기록했다. SK증권의 올해 1분기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265억원으로 전년 동기(202억원) 대비 30.9% 증가했다. SK증권의 IB 수익은 지난해 18개 증권사 중 17위였지만 올해는 9위에 올랐다.

인수·주선, 매수·합병, 채무보증 등 3개 수수료 수익 모두 증가했다. 매수합병 수수료는 5배 늘었고 비중이 가장 큰 채무보증 수수료도 156억원으로 52.2% 증가했다. 인수·주선 수수료도 6.6% 늘었다.

SK증권 관계자는 “무보증사채, 회사채 관련 인수 수수료와 딜이 종료된 비즈(biz)의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올해 IB 사업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3월 SK 7호스팩과 마이스(MICE) 기업 메쎄이상을 합병하는 성과를 냈다. 2018년 이후 첫 상장 주관업무를 맡아 지난 19일 씨유박스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켰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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