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탁’ 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 실적개선·내부통합 ‘특명’

신임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기업금융 강점 지닌 대표 영업통
중도성향 리더십 호평…“조직문화 쇄신 적임자”

조병규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우리금융그룹>
조병규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우리금융그룹>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내정됐다. 당초 자회사 경영안정 차원에서 부행장을 선임할 것이라는 금융권 예상을 깬 결정이다. 조 후보가 기업문화 쇄신, 실적개선 등 굵직한 과제를 떠안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을지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26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조 후보는 오는 7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직후 공식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조 후보를 포함해 우리은행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등 4인을 차기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으로 추렸다. 당시 우리은행 안팎에선 부행장직을 맡고 있는 이석태, 강신국 부문장의 2파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5일 자추위는 이석태 부문장과 조 후보를 숏리스트로 선정한 데 이어, 이날에는 조 후보를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세간의 예상을 모두 뒤엎는 이 같은 결정에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조 후보는 1992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상일역지점장, 대기업심사부 부장, 전략기획부장, 강북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2020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과 지난해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쳐 현재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자추위는 “조 후보는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시에 전 은행 성과평가기준(KPI) 1위와 2위를 각각 수상하며 영업역량을 입증해 냈다”며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영업력에 강점을 지닌 조 후보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서 수익성 개선을 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실적의 90% 이상을 우리은행이 책임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5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0% 늘었음에도 3위 경쟁을 이어오던 하나은행(9707억원)과의 격차는 1112억원으로 벌어졌다. 우리금융도 NH농협금융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해묵은 계파 갈등도 조 후보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출발한 우리금융은 두 은행 출신 간 파벌 싸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임종룡 회장 역시 올해 취임사에서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추위는 조 후보가 조직문화 쇄신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따라 심층 면접을 진행했던 외부전문가들도 조 후보의 포용력 있는 중도성향 리더십을 주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조 후보는 700억원 규모의 내부 횡령과 불법 외화송금,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사태 등으로 훼손된 고객 신뢰도와 내부통제 체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조병규 후보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종룡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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