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율, 1%대 중반으로 ‘껑충’…현대카드만 개선

카드사 연체율 1.41%…전년比 0.30%p↑
현대·BC카드, 1%대 미만 연체율 기록하며 ‘선방’
리볼빙 잔액, 1년새 1조 가량 뛰어…건전성 우려도

국내 카드사들의 연체채권비율(연체율)이 1%대를 넘어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며 카드사의 연체율 역시 크게 뛴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와 BC카드의 경우 1%대 미만의 연체율을 기록하며 q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늘어나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리볼빙 잔액까지 덩달아 증가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내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1년 사이 1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 1%대 넘어선 카드사 연체율…현대·BC카드만 1%대 미만 수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대환대출을 포함한 평균 연체율은 1.41%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1.01%) 대비 0.30%p(포인트) 가량 크게 뛴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이 가장 크게 뛴 곳은 우리카드와 BC카드였다. 두 카드사의 경우 연체율이 전년 동기 대비 0.59%포인트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이 큰 폭으로 뛰며 1%대 중반을 넘어섰다. 올 1분기 기준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65%에 달했다.

BC카드 역시 우리카드와 같은 수준으로 연체율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연체율이 0.37%로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낮았던 만큼 올 1분기 역시 1%대를 넘어서진 않았다.

이와 관련 BC카드 관계자는 “올해 카드업계 경영상황이 전년 대비 좋지 않을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왔다”며 “자체발급카드사업을 본격 시작하면서 출시한 금융상품에 대해 더욱 안정적인 관리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카드사 중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카드였다. KB국민카드의 올 1분기 기준 연체율은 1.80%에 달했다. 전년 동기(1.35%)와 비교해서도 0.45%포인트 가량 뛰었다.

이밖에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역시 1% 중반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올 1분기 연체율은 1.62%로, 전년 동기(1.07%) 대비 0.5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는 0.58%포인트 오른 1.58%로 집계됐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1.24%, 1.4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각각 0.39%포인트, 0.1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치며 선방한 수준이다.

카드사 중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이 하락한 곳은 현대카드가 유일했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연체율은 0.95%로, 전년 동기(1.04%) 대비 0.09%포인트 떨어졌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는 그간 진행해 왔던 자산건전성 중심 경영이 연체율을 개선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경기 침체 속 자산건전성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면서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SNS를 통해 “지난해부터 자산과 손익이 감소하더라도 건전성에 최우선을 뒀다”면서 “기준금리가 급상승하고 경제지표들이 불안정할 때 외형 경쟁은 무모할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드사의 연체율이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될 경우 연체율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금리, 대출금리가 함께 높아졌고 그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며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연체율이 상승하고 리볼빙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대손충담을 쌓는 등 카드사 차원에서 수익성 유지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연체율 이어 리볼빙 잔액도 증가…카드사 건전성 우려↑

카드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운용하는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카드사들 역시 여전채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연체율이 상승할 경우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최근 들어 연체율과 더불어 리볼빙 잔액까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7조1197억원으로, 전년 동월(6조1772억원) 대비 15.26% 증가했다. 1년 사이 1조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리볼빙 잔액의 경우 연체율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리볼빙 잔액이 늘어나고 연체율이 늘어나는 만큼 카드사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여전채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현금보유가 중요하다”라며 “연체율이 상승할 경우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카드업계의 부실화를 논할 수준은 아니지만, 연체율이 상승하고 리볼빙 잔액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커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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