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금융’ 투자 선봉장이 된 신한카드…카드사 전체 규모의 95% 점유

4개 카드사 신기술금융 자산 1068억…전년比 21%↑
신한카드, 관련 투자규모 1011억…전체 카드사 95% 수준
“신판 악화에 따라 카드사 신기술 투자 규모 늘어날 것”

신한카드가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비용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카드업계의 신기술금융 투자 규모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신한카드는 홀로 1000억원대로 투자 규모를 늘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카드사의 본업이었던 신용판매 수익으로는 성장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향후 신기술금융 자산 규모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업 카드사 4곳(신한·KB국민·롯데·우리카드)의 신기술금융 자산은 10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883억원) 대비 20.86%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이러한 증가세는 신한카드가 홀로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신기술금융 자산은 1011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카드사가 신기술금융에 투자한 금액 중 94.76%에 달하는 금액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신기술금융 관련 자산을 크게 늘렸다. 신한카드의 신기술금융 자산은 2021년 1분기 84억원대에 그쳤으나, 2분기 들어 62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1개 분기 만에 645.24% 가량 폭증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신한카드는 당시 신한금융그룹 공동펀드가 출범한 것이 신기술금융 자산 규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설명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21년부터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확보하고 투자생태계 조성을 위한 그룹 공동펀드가 출범하며 신한카드 역시 해당 펀드의 출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룹 공동펀드 금액자체가 크다 보니 신기술금융 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카드사 중 홀로 신기술금융 자산 관련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는 데 주목된다. 

신한카드를 제외한 4개 카드사(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신기술금융 자산 총액은 2019년 4분기 79억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 들어 하나카드가 관련 투자를 집행하지 않게 되자 1개 분기 만에 4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후 2021년 4분기 67억원으로 늘어나는 듯싶더니, 지난해 말에는 56억원으로 다시금 줄어든 모양새다.

하나카드는 2020년 3분기까지 40억원대의 투자를 진행했으나, 같은 해 4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신기술금융 관련 투자 비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카드 관계자의 경우 “신기술사업과 관련한 투자를 진행하다가 4분기 들어 투자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 라이센스는 있는 상황이나, 자체적으로 개발에 나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는 홀로 신기술사업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신기술금융 자산은 △2019년 55억원 △2020년 72억원 △2021년 816억원 △2022년 101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사실상 신기술금융에 투자하는 곳이 신한카드에 불과한 만큼, 신기술금융으로 인한 수익을 내는 곳도 신한카드 정도가 유일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신기술금융 수익은 3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관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당사와 방향성이 맞는 디지털 관련 유망한 스타트업들에 전략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비금융 플랫폼을 강화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의 뒤를 이어 신기술금융 자산 규모가 큰 곳은 KB국민카드였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신기술금융 자산 규모는 2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45.93%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는 기존 납입된 펀드의 출자금 회수 및 처분이익을 실현하며 관련 규모가 감소한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도 관련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기술금융자산 규모가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존에 납입된 그룹사 펀드의 출자금 회수 및 처분이익을 실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신기술금융투자를 위해 금융환경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유망한 투자처를 발굴 및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신기술금융은 장래성이 유망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투자 또는 융자를 해주는 금융업을 말한다. 사업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성을 내기 어렵지만 디지털 전환이 금융권 화두로 떠오르며 업계에서도 관련 투자를 늘려왔다. 

현대카드 역시 벤처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현대카드의 경우 벤처 투자와 관련한 금액을 신기술금융 자산이 아닌 유가증권 항목으로 포함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현재 35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향후 카드사들의 신기술사업 자산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기술사업과 관련한 투자는 카드사별로 차이가 큰 사항이긴 하지만,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만으로는 성장이 어려운 만큼 관련 투자도 지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를 둘러싼 금융환경이 어려워 공격적인 투자는 어려울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존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만으로는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지분 투자를 통한 수익 확보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카드사들의 투자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