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알뜰폰 시장 직·간접적 진출, 왜?

은행권 1호 KB국민은행, 알뜰폰 MAU 매년 지속 성장
하나·NH농협은행은 알뜰폰 요금제 출시
시장 성장세 지속…데이터·고객 확보 용이

국내 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부수업무 지정 이후 겸영이 가능해지면서다. 이들 금융사는 직접 진출은 물론, 요금제 출시를 통해 비금융 데이터 수집과 고객 유치 등을 꾀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은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거나 자사 플랫폼에서 알뜰폰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Liiv M(리브모바일)을 출시하며 은행권 알뜰폰 1호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규제 개선을 정식 승인받아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리브모바일은 알뜰폰 사업자 최초로 5G 서비스와 워치 요금제를 출시하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통신망을 모두 확보하며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2021년 상반기 10만6000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31만6000명, 올해 상반기 41만6000명으로 매년 지속 성장 중이다.

타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는 곳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특정 통신사가 아닌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 ‘고고팩토리’와 협업해 요금제를 내놓았다. 알뜰폰 사업자의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고객에는 합리적인 알뜰폰 요금제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모바일 플랫폼 ‘NH올원뱅크’에서 알뜰폰 요금제 가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세대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가계 통신비 절감을 돕고, 종합금융플랫폼으로서의 NH올원뱅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DGB대구은행도 이달 자사의 생활금융플랫폼 iM#(아이엠샵)에서 알뜰폰 요금제 판매를 시작했다.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서 알뜰폰 요금제를 판매 중인 웰컴저축은행은 이달 초 추가 제휴를 통해 요금제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들 금융사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기존 업무에서 얻기 어려운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 이자 장사 비판이 커지면서 비이자이익 증대가 금융권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확보한 데이터는 신사업 진출 기반 마련과 고객 확보 등에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1469만6859명이다. 지난 1월 1306만2190명에서 매달 20만~30만명씩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은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꼽힌다”면서 “고물가 시대에 통신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는 사용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 사업이 금융사의 이익으로 당장 이어지지 않더라도 비금융 데이터 확보를 통해 신사업 진출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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