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보험(펫보험)의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가입률은 여전히 전체 반려동물의 1% 수준에 불과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펫보험 활성화는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국정과제인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펫보험 계약 건수는 8만7911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7만1896건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22.3% 성장한 수치다.
아직 하반기 성과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2022년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39.0%였던 점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가다.
지난 2018년 7005건에 불과했던 펫보험 계약 건수는 2019년 2만4199건으로 1년 새 3배 이상 급증한 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전년 대비 46.3%, 46.1% 성장했다. 이를 취합할 경우 4년 반 만에 10배 이상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까지 선정하며 적극 지원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펫보험 가입률은 저조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국민의식조사’에서 추정된 국내 반려동물 개체수 799만 마리를 기준으로 추산한 가입률은 1.1%에 불과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히려 앞으로의 성장성을 짐작게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블루오션 시장인 만큼 충분한 성장동력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반려동물 인구가 대폭 늘어난 시점에서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에 대한 문제가 더욱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려동물 의료서비스 수요가 확대된 것은 물론 병원 진료비가 양육비의 약 40% 수준을 차지하는 등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펫보험은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점차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세는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보험 가입·청구 등의 관련 절차 간소화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 및 다양화 지원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 허용 등을 추진하기로 발표했다.
농식품부 역시 반려동물 개체식별 강화를 위한 생체인식정보를 활용한 반려동물등록, 반려묘 동물등록 의무화 등을 검토하고 다빈도 중요 진료비 게시 및 진료 항목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통한 진료비 부담 완화로 반려인이 동물의료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 부처는 보험·수의업계 간 협력체계 구축 및 운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반려인들의 수요에 맞춰 펫보험 상품을 다양화하고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개 식용 종식 및 동물의료 개선 종합대책 민당정협의회’에서 “동물 의료 정책 개선은 동물복지 정책의 핵심 과제”라고 말하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손해보험협회 역시 펫보험 상품 개발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보험사가 맞춤형 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령대별 발생 질환과 진료행위, 진료비 수준을 조사해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반려인 스스로 반려동물의 잠재적 건강 문제에 대한 관리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반려동물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원에 보험업계는 펫보험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펫보험 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인 단계이며 여타 보험사들 역시 다양한 방안을 통해 펫보험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에 적극 노력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며 “정책이 개선될 경우 보다 다양한 상품의 출시가 가능해지는 만큼 성장성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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