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올해 3분기 전체 가계 빚이 전 분기보다 14조원 넘게 불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택 매매 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해 가계 빚을 키웠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합한 금액으로 가계부문에 대한 신용공급 상황과 규모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가계신용은 2분기 연속 증가했다. 강도 높은 긴축으로 지난 1분기의 경우 전 분기보다 14조4000억원 감소했지만 2분기에 다시 반등했다.

1년 전보다도 늘었다. 올 3분기 가계신용 규모는 작년 3분기 말과 비교했을 때 4조5000억원 더 크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을 뺀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59조1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1049억1000만원)이 3분기 17조3000억원 늘어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경신했다. 증가 규모 역시 2분기(14조1000억원)보다 3조원 더 많았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5조5000억원 뒷걸음질쳐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감소폭은 2분기와 비슷한 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10조원 늘어 2분기보다 증가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4조8000억원 줄어 2분기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2분기 11조7000억원에서 3분기 6조5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주택도시기금의 주담대와 증궈사 대출이 전분기대비 감소로 전환한 영향이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금융시장 자금중개기능이 제고되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한국은행과 정부는 가계부채 규모를 급격히 줄이는 것보다 명목GDP대비 비율의 점진적 하향 안정화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에는 주택 매매량 증가로 관련 대출이 증가한 데다 그동안 감소요인으로 작용한 판매신용이 3분기 만에 증가 전환하면서 늘었다”고 말했다.

분기 가계 판매신용은 여행과 여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 분기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한 11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가계신용 추이에 대해 서 팀장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으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효과가 시차를 두고 가시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