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재고자산 1년 새 7000억원↓…4분기 실적 ‘청신호’

올 3분기 말 재고자산 3조4890억원…전년 대비 17.5%↓
신차용 타이어 공급 증가·전기차 타이어 다변화 전략 주효
재고 부담 완화…원자재·물류비 안정에 호실적 지속 전망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이 1년 새 7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생산 정상화에 발맞춰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늘린 덕분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 해상 운임 안정화 흐름에 더해 성수기에 진입한 만큼 4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1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연결 기준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4조227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3조4890억원으로 7388억원(17.5%↓)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2조6151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1246억원으로 4905억원(18.8%↓) 줄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8950억원에서 7306억원으로 1644억원(18.4%↓) 감소했고, 넥센타이어는 7177억원에서 6338억원으로 839억원(11.7%↓) 줄었다. 재고자산 감소액과 감소율 모두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자산 중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하락했다. 한국타이어의 자산총계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19.4%에서 올해 3분기 말 16.6%로 2.8%포인트 감소했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는 16.9%에서 14.9%로 2%포인트 하락했고, 넥센타이어는 17.5%에서 14.7%로 2.8%포인트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금호타이어보다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타이어 업체의 재고자산은 타이어 제조와 판매를 위해 보유한 자산이다. 제품, 상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 미착품 등으로 구성된다. 신차용 타이어, 교체용 타이어 등 제품과 타이어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고무, 합성고무를 비롯한 핵심 원재료가 재고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타이어의 SUV용 타이어인 다이나프로 HT와 다이나프로 AT2를 신차용 타이어로 장착하는 닛산 ‘2024 프론티어’.<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 축소 비결은 신차용 타이어와 교체용 타이어의 공급 확대 전략에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 해소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생산 정상화에 발맞춰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빠르게 늘린 점이 주효했다.

고수익 제품인 고인치 타이어와 신성장 동력인 전기차 타이어의 제품군을 강화하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한 점 또한 재고 소진을 뒷받침했다. 한국타이어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유럽, 한국, 북미, 중국에 연이어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타이어 3사가 남은 4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재고 부담 완화에 더해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해상 운임 안정화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가 매입한 천연고무 1톤당 가격은 지난해 말 241만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08만원으로 33만원(1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합성고무 1톤당 가격도 286만원에서 264만원으로 22만원(7.7%↓) 내려갔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993.21포인트로 1000포인트선 아래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공급 증가로 재고 부담이 완화되며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업계가 성수기에 진입한 만큼 낙수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진 부분은 변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