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자산운용사의 자산이 1년간 25% 늘어나는 동안 그 외의 운용사는 7%도 늘지 못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0개 운용사의 총 이익이 7000억대에 달하는 동안 나머지 400여개 운용사는 4000억대에 머무르는 등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으로 상위 운용사들의 이익은 크게 늘어난 반면 그 외 운용사들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와 지난해 3분기 자산총계를 모두 공시한 국내 자산운용사 중, 올 3분기 자산총계 기준 상위 10개 운용사(미래에셋‧한화‧한국투자밸류‧이지스‧삼성‧하나대체투자‧KB‧신한‧키움‧마스턴투자운용)의 총 자산총계는 10조598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8조4911억원)보다 약 25% 증가했다.
반면 그 외 자산운용사 399곳의 자산총계는 7조9444억원에 그쳤으며, 증가율 역시 전년 동기 7조3775억원 대비 6.8%밖에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또한 양극화가 심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상위 10개 자산운용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밸류‧맥쿼리‧KB‧이지스‧한화‧VIP‧한국투자신탁‧디에스자산운용)의 총 당기순이익은 7331억원으로 전년 동기(5079억원)보다 44.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10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397개사의 당기순이익은 4020억원에서 4651억원으로 15.7%밖에 늘지 않았다.
지난해 대비 시장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불구 적자를 기록한 운용사도 여전히 절반에 달한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자산운용사 461곳 중 올 3분기 적자(당기순손실)를 본 운용사는 206개사(44.7%)로 집계됐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ETF의 인기가 늘어나며 운용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대형 상위사 몇 곳을 제외하면 수수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수를 무료에 가깝게 책정하면서 손실이 나는 부분도 있다”며 “상위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운용사의 수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올 3분기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자산운용사 수는 461곳으로 전년 동기 413개사에서 1년 사이 48곳이나 늘어났다.
지난 2015년 자산운용사 설립 요건이 등록제에서 인가제로 진입 문턱이 크게 낮아진 이후로 자산운용사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자산운용사를 세우기 위해서는 최초 자기자본금이 10억원만 넘기면 된다. 문제는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최초 설립 요건인 10억원조차도 유지하지 못하는 운용사조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10억원 미만인 운용사는 41곳이나 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실 운용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최소한의 자본 요건을 달성하지 못한 운용사에 대한 당국의 조치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부실 회사에 대한 적시 퇴출을 통해 자질 있는 회사 위주의 경쟁적 시장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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