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해 매입한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245억원 수준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로 분석된다.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공시를 제출한 국내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기아의 자기주식 취득 금액과 처분 금액이 모두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의 자기주식 취득 금액은 2021년 381억원, 2022년 1104억원, 2023년 5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셀트리온(8860억원), 메리츠금융지주(6706억원), KB금융(5717억원)에 이어 국내 상장사 중 자기주식 취득 금액 4위를 차지했다.
자기주식 소각을 포함한 처분 금액 역시 2021년 371억원, 2022년 1090억원, 2023년 3853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차(6016억원), SK이노베이션(5441억원), 네이버(4230억원), 신한지주(3859억원)에 이어 국내 상장사 중 자기주식 처분 금액 5위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기아의 자기주식 취득과 처분은 주로 임직원 보상 차원에서 단행됐다. 기아 노사는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하는데, 임단협 최종 타결 시 사측이 노조에 자사주를 지급한다. 기아는 지난해 무상주 34주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2023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특히 기아는 지난해 취득한 자기주식 663만8287주의 50%에 해당하는 331만9144주를 소각했다. 기아가 지난해 소각한 자기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245억원 규모에 달한다. 2021년과 2022년 당시 자기주식 소각 사례가 없었던 것과 대조된다.
기아의 소각 규모는 신한지주(3859억원), 현대자동차(3154억원), 네이버(3053억원), KT&G(3026억원), 메리츠금융지주(3001억원), KB금융(2717억원)에 이어 7위다.
기아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가동 중인 중장기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27년까지 연간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자사주 매입분의 최소 50%를 소각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자본효율성 및 주주가치 개선, 중장기 손익 달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고려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더욱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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