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강제노동 규제 ‘경고등’…무협 “리스크 관리 시, 반사이익 기대”

EU, 2월 중으로 강제 노동 결부 상품 수입금지 규칙 제정 목표
미국 UFLPA, 22억 달러 규모 강제 노동 의심 수입품 통관 보류
공급망 내 ‘강제 노동 리스크 관리’ 주목…프리미엄 반사이익 잠재

폴리실리콘 이미지. <사진=OCI홀딩스>

미국과 유럽 등이 강제 노동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내 기업이 공급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강제 노동 리스크’를 관리하면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무역협회(무협)는 ‘강제 노동 규제 동향과 우리 기업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무협은 공급업체의 직간접적인 강제 노동 사용 근절에 대한 고객사의 요구가 일반적인 비즈니스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제 노동에 대한 제재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강제 노동 규제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위구르강제노동금지법(UFLPA)’으로 강제 노동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유럽도 UFLPA와 유사한 ‘강제노동 결부 상품 수입금지 규칙’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UFLPA로 강제 노동 생산품에 대한 무역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 규제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채굴·생산·제조된 모든 제품을 강제 노동 생산품으로 추정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원료나 소재·부품을 사용한 제3국산 제품까지도 광범위하게 제재하고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허청(CBP)에 따르면, UFLPA가 지난 2022년 6월 시행되고 누적 22억500만 달러(약 2조9293억원)에 달하는 수입품이 강제 노동 생산품으로 의심돼 통관이 보류됐다.

통관이 보류된 수입품 중 최종 선적지가 중국인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말레이시아(53%)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뒤이어 베트남(26%) 수입품이 통관에 막혔다. 중국보다 제3국산 제품에서 통관이 보류된 셈이다.

당초 UFLPA는 면화, 토마토, 폴리실리콘이 적용 우선순위 품목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현재는 전기차 배터리, 알루미늄 등 전장 부품과 산업용 원부자재까지 제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EU도 미국의 UFLPA와 유사한 규제를 올해 초 입법을 완료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강제 노동 규제 초안에 따르면, 소량의 부품이라도 강제 노동과 결부돼 있으면 EU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EU 시장 내 출하·판매뿐 아니라 EU를 통한 역외 수출까지 금지한다.

EU의 강제 노동 규제도 UFLPA와 같이 입증책임을 기업에 부과할 전망이다. 또한 강제 노동 규제가 발효되면 EU의 대중국 견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이 강제 노동 무역 제재와 관련해 △중국산 원료·소재·부품의 제3국 내 가공·조립 증가 △고강도 규제 대상인 중국 신장위구르산 소재·부품 사용 △중국 당국 통제로 인한 정보 수집 어려움 △중국 외 아태지역 내 강제노동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 노동에 대한 규제가 극소량의 소재부품 공급망까지 기업이 추적·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강제 노동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강제 노동 생산품으로 추정되는 소재부품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나 EU로 수출하는 기업은 협력사와의 공조로 원료·중간재·부품 등 전 공급망을 상세하게 도식화해 강제 노동 및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 관련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수석연구원은 “자체적인 정책 수립이나 관리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경우, ‘책임감 있는 산업 연합(RBA)’ 등 산업별 이니셔티브에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이나 관리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RBA는 글로벌 공급망 안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협의체다. 노동, 안전보건, 환경, 기업윤리, 경영시스템 분야의 행동규범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이 RBA에 가입돼 있다.

한편 무협은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 내 강제 노동 리스크를 관리한 기업은 프리미엄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의 평균 가격이 킬로그램당 22.7달러로 중국산 대비 14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미국 내 신규 설치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폴리실리콘이 UFLPA에 근거해 수입이 제한되자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