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에 대해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태영건설이 자구계획을 실행할 때,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대비한 일시적 지원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오는 23일 제2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연다. 이날 논의될 안건으로는 태영건설에 대한 4000억원의 신규보증서 발급과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미상환분 451억원 상환 등이다.
채권단이 지원하는 4000억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하도급 업체 결제 등 자금 미스매치로 인한 부족한 자금을 지원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금은 일시 지급되는 것이 아닌 태영그룹이 추진하는 자산매각 일정이 지연될 경우 지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의 개념으로, 워크아웃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부분”이라며 “매각에 속도가 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막힌 유동성을 푸는 게 골자”라고 설명했다.
신규자금은 산업은행이 전액 지원하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손실을 분담한다. 금리는 연 4.6%이며 대출기한은 5월 30일까지다.
태영건설은 신규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티와이홀딩스의 SBS 주식 555만6017주(1400억원 규모)와 윤석민 회장과 윤세영 창업회장의 보유 주식 각각 1282만7810주(25.2%), 26만6955주(0.5%) 등을 담보로 내놓았다.
이 외에도 블루원 주식(507만2912주)과 태영건설 소유 부동산, 에코비트, 평택싸이로 매각 대금 등 환금성 자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채권단은 태영건설 협력업체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이하 외담대) 조기상환 안건도 상정했다. 태영건설의 외담대 미상환분은 451억원이다.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해 12월 만기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 채권 중 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아 채권단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해당 안건이 의결될 경우, 협력업체들은 은행에서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원활한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채권단 측은 기대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 채권으로 분류돼 갚지 못한 외담대 451억원에 대해 채권단 협의 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으로부터 확보한 신규자금 4000억원이 외담대 조기상환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시적 자금 지원을 통해 막힌 유동성을 푸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태영그룹이 매각을 통해 외담대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경우, 가능한 대로 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제일 빠른 방법인 신규자금을 쓸 수 있다”고 했다.
태영건설도 다음 달까지 계열사 자산 유동화 추가 담보 대출 등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 확보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자금 확보를 위해 이달 중 블루원의 용인 CC, 상주 CC 골프장 유동화로 1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티와이홀딩스의 SBS미디어넷 지분 95.3%를 담보로 추가 대출도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태영그룹은 SBS미디어넷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원의 대출을 받은 바 있는데, 리파이낸싱을 통해 추가로 대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확한 대출 규모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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