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올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와 원재료 공급망 확대 등을 통해 흑자전환에 나선다. 지난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SK온은 최근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상황을 기회 삼아 내실을 다지고 고객사 확보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내부적으로 배터리 폼팩터를 다각화하는 한편 외부적으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력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
SK온은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한 솔리드파워와 협력한다. SK온은 지난 2021년 3000만 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하면서 차세대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솔리드파워는 고체전해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SK온은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과 관련된 기술을 전부 연구개발에 활용키로 했다. 자사가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해 수명과 에너지 밀도 등 성능을 대폭 강화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사의 수요에 발맞춰 최적화된 배터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배터리 폼팩터를 다각화한다. 업계 최초로 3가지 배터리 폼팩터(파우치형각형원통형)를 확보하기 위한 개발에 착수했다. SK온 관계자는 “이차전지 기술 개발에 뛰어든 지 40년이 넘는다”며 “대규모 양산에서 경쟁사에 비해 늦어져 후발주자의 인식이 있지만 전기차에 탑재되는 중대형 전지의 기술 다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이 선제적으로 배터리 원재료의 공급망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고객사의 신뢰를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SK온은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 웨스트워터 리소스와 천연흑연 공급계약 체결했다. 웨스터워터는 오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앨라배마주 켈린턴 소재 정제 공장에서 생산한 천연흑연을 SK온 미국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오는 2025년부터 중국과 같은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하면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흑연은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광물 중 하나다. SK온은 FEOC가 적용될 상황을 대비해 탈중국 공급망을 개척 중이다.
SK온과 웨스터워터는 개발 중인 소재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전 협의된 가격으로 구매하는 ‘조건부 오프 테이크’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북미 전동화 시장의 성장 속도에 따라 계약 기간 내 최대 3만4000톤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간다. 앞서 SK온은 지난 2022년 호주 시라사와 천연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미국 우르빅스사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 맺는 등 현지 공급망 구축에 역량을 쏟고 있다.
SK온의 내부적인 쇄신도 성장동력 중 하나다. 이석희 사장은 흑자 전까지 연봉의 20%를 반납했다. 이와 함께 임원에겐 오전 7시까지 출근하도록 권고했다. 임원간의 소통을 강화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최고 수준의 기술 리더십 확보,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구축은 소수의 슈퍼스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연구개발, 제조, 품질, 구매, 세일즈, 지원 등 모든 분야 구성원들의 활발한 협업과 적극적 의견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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