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캐피탈사 순익↓…JB, 포트폴리오 개편 효과 ‘톡톡’

지주계 캐피탈사 지난해 순익 1.5조…전년比 15%↓
JB우리금융캐피탈, 중고차금융·비자동차금융 비중↑
고금리에 대출 부실화 가능성…충당금 부담 첩첩산중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자금 조달 부담에 직면한 캐피탈사의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주계 캐피탈사 9개 중 6개의 순익이 1년새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캐피탈사의 수익성 악화세가 올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대손비용 적립에 따른 부담은 당분간 해소될 여력이 없다고도 전망했다.

20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주계 캐피탈사 9곳(신한·하나·JB우리·KB·IBK·우리금융·BNK·NH농협·DGB캐피탈)의 지난해 연간 순익 총합은 1조45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7138억원) 대비 15.17% 감소한 금액이다.

특히 우리금융캐피탈과 BNK캐피탈의 순익이 1년새 크게 하락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지난해 순익은 1180억원으로, 전년(1830억원) 대비 35.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BNK캐피탈 역시 34.62% 감소한 1118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하나캐피탈과 DGB캐피탈이 20%대의 감소폭을 보였다. 우선 하나캐피탈의 순익이 2022년 2983억원에서 2023년 2166억원으로 27.39% 떨어졌다. 이어 DGB캐피탈이 전년(773억원)보다 22.51% 감소한 599억원에 그쳤다.

지주계 캐피탈사 9곳 중 순익이 오른 곳은 JB우리금융캐피탈과 IBK캐피탈, 신한캐피탈 등 3곳에 불과했다. JB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187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1년새 순익이 5.04% 증가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의 시장 진출과 기존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캐피탈사로 인해 경쟁이 심화된 신차금융의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중고차금융에 집중한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JB우리금융캐피탈의 신차금융 비중은 31.2%에 달했다. 이에 반해 중고차금융 비중은 15.0%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신차금융 비중 21.7%, 중고차금융 비중 16.2%로 신차금융 비중을 크게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신차금융 비중 13.4%, 중고차금융 비중은 19.0%로 중고차금융 비중이 신차금융 비중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또 기업·투자금융, 개인신용대출 등을 중심으로 한 비자동차금융 비중을 늘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JB우리금융캐피탈의 비자동차금융 비중은 2021년 51.6%에서 2022년 60.0%, 2023년 65.2%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IBK캐피탈의 경우 2022년 1822억원에서 2023년 2166억원으로 1.04%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캐피탈 역시 0.23% 늘어난 304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을 4분기 중 인식하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순익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캐피탈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며 캐피탈사의 수익성에 타격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존 대출에 대한 부실화 가능성마저 커지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쌓으며 비용이 늘어난 것이 수익성 악화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조달비용이 높아지며 자금을 조달하는 코스트가 높아지다 보니 운용 마진이 줄어들었다”며 “또 대출 부실화가 이어지며 캐피탈사가 자체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게 되고, 이와 같은 금액들이 비용으로 잡히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상황 속에서 기존 대출들이 앞으로도 부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캐피탈사의 충당금 부담은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올해부터 기준금리가 낮아질 경우 하반기부터 조달비용 부담은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보다 빨리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캐피탈채 발행보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또 자동차금융에 치우쳐 있는 캐피탈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서 교수는 “충당금 문제는 빠르게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조달비용을 빨리 낮추기 위해서는 캐피탈채 위주로만 발행할 것이 아니라 ABS 발행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며 “최근 렌탈 자산을 이용해 ABS를 발행하는 방안이 규제 완화 측면에서 도입됐는데, 상위 캐피탈사의 경우 렌탈 자산을 활용해 ABS 발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최근에는 캐피탈사가 자동차금융을 위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향후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신규 사업에 진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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