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SK그룹이 지난해 약 16조800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업황 부진으로 배당과 납세액이 줄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는 1년 새 15%가량 감소했다.
SK그룹은 지난해 경제 간접 기여 성과 16조6000억원, 환경 성과 -2조7000억원, 사회 성과 2조9000억원 등 총 16조800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사회적 가치는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완화하는 데 기업이 기여한 가치를 의미한다. SK그룹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추구하며 매년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첫 측정을 시작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누적액은 93조원에 이른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SK의 경제 간접 기여 성과는 2022년 대비 약 17%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주력 사업의 업황 악화로 관계사들의 배당과 납세액이 줄어든 탓이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 그룹 전체 경제 간접 기여 성과 하락에 악영향을 미쳤다.
SK 관계자는 “경제 간접 기여 성과는 외부 환경 변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운 영역이지만, 사업 본연의 성과 강화를 통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환경 성과 분야는 2022년(-2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SK는 비즈니스 확대로 인한 공장 증설 등에도 환경 공정에서 마이너스 성과가 늘어나지 않도록 탄소 감축을 위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찾는다는 방침이다.
또 관계사별로 수소·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무탄소 전력 활용,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고도화 등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등 제품·서비스를 통한 성과도 가시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사회 성과 분야의 경우 지난해 ‘사회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 2018년(1700억원) 대비 약 9배 늘어난 1조500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서도 약 47% 증가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는 범죄 번호 수·발신 차단 등을 통해 지난해 약 357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고,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로 약 3051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다.
SK는 글로벌 경기와 업황에 따라 등락을 보일 수밖에 없는 배당과 납세 영역을 제외한 사회적 가치 성과는 지난 6년 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SK 관계자는 “각 관계사가 보유한 사업 역량과 인프라를 사회 문제 해결에 직간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그간 고도화해 온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기반으로 미래에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 목표와 방향성도 설정했다.
SK는 오는 2030년까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성과를 현재보다 2배 이상 끌어 올린다는 포부다.
아울러 SK는 국제 기업 연합체인 VBA에 부회장사로 참여해 다국적 기업·기관과 함께 사회적 가치 국제 측정 표준을 만들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이 밖에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일본 기업들과도 협력을 강화해 측정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계획이다.
사회적 가치 측정 산식과 관련 데이터도 투명하게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SK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의 진정성과 의미를 명확하게 알리고, 다른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SK는 이번 측정 결과와 세부 내용은 다음달 중으로 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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