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공룡’ 엔비디아, ‘천비디아’ 됐다…SK도 ‘20만닉스’ 등극

1분기 엔비디아 매출액, 262% 급상승 260.4억불…“AI 칩 독주”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서 1007달러 장 마감…‘천비디아’ 시대 도래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 GPU, 하반기 출시 예고…K-반도체도 반색
최대 수혜주 SK하이닉스, 주당 20만원 돌파…삼성, 엔비디아 잡기 사활

미국 엔비디아.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당초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AI 칩 수요가 봇물 터진 듯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엔비디아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하반기에 차세대 AI 반도체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엔비디아에 AI 메모리칩을 공급하고 있는 K-반도체도 동반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AI 반도체 구동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이 확산되면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인 SK하이닉스는 주당 20만원대에 등극했다. 또한 AI 칩 절대강자인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사로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행보도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2024 회계연도 1분기(올 2~4월) 매출액이 260억4000만달러(약 35조4743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71억9000만달러 대비 무려 262% 급등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더욱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4 회계연도 1분기 영업익은 169억달러(약 23조229억원)로, 전년 동기 21억4000만달러 대비 689.7%나 폭증했다. 같은 기간 주당 순이익도 1.09달러에서 6.12달러로, 4.5배나 증가했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들이 AI 플랫폼 개발경쟁에 뛰어들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차세대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며 “기업과 국가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1조달러(약 1362조5000억원) 규모의 기존 데이터 센터를 가속화된 컴퓨팅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센터인 AI 공장을 구축해 새로운 상품인 AI를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거의 모든 산업에 상당한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며 “기업의 비용 및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익 기회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부문별로 보면 AI 칩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의 2024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한 226억달러(약 30조7970억원)를 기록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엔비디아의 주력 AI 반도체인 ‘H100’ GPU가 포함된 우리의 ‘호퍼’ 그래픽 프로세서 출하가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하는 게임 부문의 매출은 1년 새 18% 증가한 26억4000만달러(약 3조5975억원)로 조사됐다.

엔비디아가 ‘잭팟’을 터뜨린 가운데 주가는 더 큰 폭으로 요동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현지시간으로 22일 주당 949.5달러로 장 마감했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 953.86달러 대비 0.46%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실적이 공개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정규장보다 6.06% 오른 1007달러로 장 마감한 것이다. 비록 시간외 거래이긴 하지만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비디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이같은 기세를 몰아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에 차세대 AI 반도체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올 3월 공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 생산에 돌입했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 본격 출시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올 3월 18일 엔비디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를 열고, 차세대 AI 반도체 ‘B100’과 ‘B200’을 선보인 바 있다. B100, B200은 엔비디아 호퍼 아키텍처 기반의 H100의 성능을 뛰어 넘는 차세대 AI 반도체다. 호퍼 아키텍처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 블랙웰을 기반으로 제조돼 H100 대비 최대 30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반면 에너지 소비는 2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블랙웰은 2년 전 출시된 호퍼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이다. 최대 10조개의 파라미터로 확장되는 모델에 대한 AI 훈련과 실시간 LLM(거대언어모델) 추론을 지원한다. 블랙웰이라는 명칭은 게임 이론과 통계학을 전공한 수학자이자 흑인 최초로 미국국립과학원에 입회한 데이비드 헤롤드 블랙웰에서 따 왔다.

새 아키텍처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신형 AI 칩은 최대 208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칩이라는 게 엔비디아의 설명이다.

황 CEO는 “차세대 AI GPU가 더 많은 성장을 이끌 것이다”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next wave of growth)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출시가 머지 않았다는 소식에 K-반도체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AI 칩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HBM이 핵심 메모리칩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는 SK하이닉스는 큰 수혜가 점쳐진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올 3월엔 세계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하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에 전 거래일보다 1.16% 오른 주당 20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향후 SK하이닉스의 실적, 주가 모두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HBM 1등’ SK하이닉스가 현재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HBM 주도권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HBM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이달 제공하고, 올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며 “생산 측면에서 SK의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매진)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 됐다”고 말했다.

2026년 공급키로 했던 6세대 HBM4 12단 제품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곽 사장은 “올해 이후 전 세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수의 증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에 따른 데이터·모델 사이즈 증가로 인해 급격한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며 “불과 반년 전보다도 HBM 수요 가시성은 더욱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7세대 HBM4E도 예상보다 이른 2026년께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는 SK의 ‘HBM 1등 굳히기’를 더욱 강화하는 핵심 역량이 될 전망이다.

3월 18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HBM3E에 남겨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친필 사인. <사진=연합뉴스>

HBM 부문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도 엔비디아를 잡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은 HBM 경쟁력을 조속히 제고해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수장교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단행하며 HBM 패권 확보 의지를 과시했다. 앞서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을 DS 부문장에 위촉했다.

신임 DS 부문장에 오른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한 그는 D램·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았다.

2017년 삼성SDI로 자리를 옮긴 전 부회장은 5년 간 삼성SDI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삼성전자로 귀환했다. 이어 최근까지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며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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