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컨소시엄들이 잇달아 시중은행과 손해보험사 등을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하며 사실상 대형 금융사들의 경쟁 구도가 된 모양새다. 현대해상과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까지 합세할 제4인뱅 인가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이들의 자본력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이 준비 중인 ‘더존뱅크’의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참여가 결정될 경우 적극적 투자를 통해 자금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은행 측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금융그룹과 더존비즈온과의 협력적 관계를 생각했을 때 사실상 참여를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 9월 더존비즈온과 중소기업 특화 금융플랫폼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존비즈온의 자사주 62만120주(1.97%)를 723억원에 인수하며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섰다. 이듬해에는 테크핀레이팅스라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해 기업 특화 신용평가(CB) 사업 진출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19일 더존비즈온의 자회사인 더존테크핀이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약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증자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신한투자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신한밸류업제일차 주식회사는 더존비즈온 주식 303만5552주(9.99%)를 약 2580억원에 매입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에는 더존비즈온이 서울 중구 부영을지로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실시한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신한투자증권이 1500억원 규모로 참여하기도 했다.
반대로 더존비즈온 역시 전략적 투자 협약을 맺은 신한EZ손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의 지분을 획득하기도 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4개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인터넷은행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 역시 컨소시엄 참여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지분을 각각 4.88%, 8.99%, 12.58%씩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하는 ‘KCD뱅크’ 컨소시엄에 투자 의향을 밝힌 상태다. 우리은행 측은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지원하는 금융생태계 형성에 도움이 되기 위해 소상공인 금융에 특화된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현대해상 역시 국내 1호 개인신용 중금리 대출 핀테크 렌딧을 필두로 한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유뱅크에는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 △외환 송금 및 결제 스타트업 트래블월렛 △AI 헬스케어 서비스 스타트업 루닛 등도 함께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총 4곳 중 35개 소상공인 단체가 연합해 결성한 ‘소소뱅크’ 컨소시엄을 제외한 3곳에 대형 금융사가 잠재적·직접적 참여 의사를 밝힌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제4인터넷은행의 출범에 있어 승기를 잡기 위한 관건으로 자본력이 자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직까지 컨소시엄에 대한 대형 금융사들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000억원 이내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최소 250억원의 자본금만을 유지하면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최소 금액으로만 잡고 있을 뿐 사업 초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요건의 10배 이상에 해당하는 자본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할 전망이다.
실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 2500억원씩, 카카오뱅크는 3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보한 뒤 출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컨소시엄에 대형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것이 기정사실 된 상황에서 이제는 이들이 얼마만큼의 자본력을 확충할 수 있을지가 설립 인가의 관건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다만 단순 자본금 외에도 차별성을 구축하는 것 역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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