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뚫고 美 조선소 품고…한화, 글로벌 방산 경쟁력 높인다

한화에어로, 루마니아와 1.3조 규모 K9 자주포 수출 계약 임박
한화오션‧한화시스템, 필리 조선소 인수…양사 시너지 기대
美 해군 함정 MRO 시장 공략…중동·유럽·미국까지 영토 확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이 글로벌 방산 경쟁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9 자주포로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로 수출 영토를 넓힌데 이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소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중동과 유렵을 넘어 방산업계 ‘꿈의 무대’로 불리는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수출을 확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루마니아 국방부 간 실제 계약은 루마니아 정부의 최종심사 후 이르면 다음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계약 규모는 9억2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로,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수출 대수는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 운반 장갑차 36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이번 루마니아 수출까지 임박하면서 유럽 영토 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는 모양새다.

K9은 글로벌 표준 무기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K9 자주포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52%에 달했다. 이번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K9 자주포 운용국은 루마니아를 포함해 총 10개국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

한화그룹은 미국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도 정조준하고 나선 상태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고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인수 금액은 1억달러(약 1380억원)로, 한화오선과 한화시스템이 인수에 참여했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의 미국 소재 자회사다.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업체다. 또 해군 수송함의 수리 및 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이번 인수로 한화오션은 연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함정 MRO 시장 뿐 아니라 미국 연안을 운항하는 군함·상선 건조 시장까지 넘볼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미국은 연안무역법을 통해 자국에서 건조·개조되거나, 미국에 해상운송 권한을 등록하고 미국 국적 선원을 탑승시킨 선박에 한해 미국 연안 운항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향후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의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효과적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 함정시장은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니즈가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 조선소 외에도 미국 현지 관련 업체를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 결정으로 현지 상선 및 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2차 증자를 통해 투자목적 회사인 손자회사에 내리기로 결정한 돈은 약 3600억원이다. 필리 조선소 지분 인수 후 3000억원가량의 출자금이 남는 상황으로, 추가 인수합병(M&A)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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