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의 올 1분기 사업비율이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린 것이 사업비율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단기납 종신보험 등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주효한 상품들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판매수당을 높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2개 생명보험사의 올 1분기 말 사업비율 평균은 21.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6,.2%)보다 5.5%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사업비율이란 매출액(보험료 수입)을 사업비로 나눈 것이다. 사업비율이 클수록 영업비용을 많이 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체 생보사 중 사업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생명이었다. 하나생명의 1분기 말 사업비는 1077억원으로, 이에 따른 사업비율은 41.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8%)보다 37.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2개 생보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뒤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 36.2%(전년 대비 30.3%포인트 상승) △DB생명 34.9%(4.1%포인트 상승) △한화생명 30.3%(10.9%포인트 상승) 등이 30%대의 사업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자산 규모가 큰 대형 생보사 3곳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사업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가 사업비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신규 참조 요율을 최초로 적용한 ‘The H 건강보험’을 많이 판매했다”며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로 인한 사업비가 늘어나며 사업비율도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 역시 1년새 사업비율이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의 올 1분기 사업비율은 17.5%로, 전년(7.2%)보다 10.9%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빅3 가운데서는 교보생명이 비교적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교보생명의 사업비율은 15.7%로 빅3 중 가장 낮았다. 전년(11.3%) 대비 상승폭 또한 4.4%포인트에 그쳤다.
참조 요율은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12월 각 보험사의 경험통계를 기초로 산출한 업계 평균 보험 요율이다. 그간 생보사는 뇌·심장 보험에 대한 통계가 충분하지 못해 참조 요율이 아닌 국가통계나 자체 데이터에 의존했다.
하지만 보험개발원의 개정안을 통해 생보사도 활용할 수 있는 통계가 생기며 생보사들은 손해보험사의 영역이었던 보장성보험판매를 늘리게 됐다. 이처럼 보장성 확대 전략에 따라 사업비율이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단기납 종신보험과 같은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한 점도 사업비율의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 기간이 5·7년으로 일반 종신보험 대비 짧은 것이 특징인 상품이다. 상품 만기 후 일정기간을 거치하면 원금보다 많은 환급금을 지급한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새 회계제도(IFRS17) 시행 후 핵심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산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올 초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선 바 있다.
이처럼 CSM을 높일 수 있는 상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건 회사들의 경우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생명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비를 높여 판매수당을 많이 주면 상품 역시 잘 팔리게 돼 있다”며 “CSM이 잘 나오는 상품들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과도한 사업비를 책정한 회사들의 경우 사업비율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