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급락…포스코·에코프로·엘앤에프, 2분기 실적부진 ‘부담’

리튬 가격 올해 연중 최저점인 86.50위안 근접
전방 산업 부진으로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늘어
K양극재, 원재료 구매 감축·재고 소진 등 추진

(왼쪽부터) 포스코퓨처엠 광양 공장·엘앤에프 대구 연구소·에코프로비엠 포항 공장 전경. <사진=각사>

양극재 제조사인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가 리튬 가격 하락으로 2분기 실적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초 바닥을 다지던 리튬 가격이 다시 80위안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87.5위안(1만6604원)으로 올해 최고치였던 지난 4월 10일 110.5위안(2만968원)대비 20.9% 감소했다.

리튬 가격은 아직까지 연중 최저점을 기록 중인 1월 초 86.50위안에 근접할 정도로 떨어졌다. 지난 5월 8일 리튬 가격은 109.5위안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불과 2개월 만에 80위안대로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6월들어 리튬 배터리 재고가 늘면서 셀 원자재 수요가 약화됐고 이는 7월에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극재 원료와 배터리 이미지. <사진=포스코퓨처엠>

셀 원자재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리튬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인도 잠무카슈미르주 리튬 매장지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지질조사국(GSI)에 따르면 이곳은 지난해 2월 리튬 590만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두 번째 입찰을 진행했지만 지난해 최소 입찰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데 이어 올해 입찰 참여자가 없어 또다시 유찰됐다.

리튬 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양극재 제조사들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리튬이 전기차 배터리에 장착되는 양극재 원가의 최대 7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이기 때문이다.

떨어진 리튬 가격은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의 원재료 매입가를 낮추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1분기 원재료 매입가는 1조200억원에서 4181억원으로 축소됐고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2조653억원에서 6985억원, 엘앤에프는 1조4088억원에서 6053억원으로 줄었다.

한 양극재 업체 관계자는 “주요 원자재의 가격 하락이 영향이 크게 작용됐고 전방 시장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7월 8일까지 탄산리튬 가격변동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리튬 등 원재료 매입 가격이 내려가면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리다매가 대표적인 예시다. 그러나 전방 업체들이 시장 둔화로 재고 소진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면 제품이 안 팔리고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충당금만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은 재고자산의 미래 판매 가치가 제조원가 보다 낮을 때 쌓게 된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평가충당금으로 447억을, 에코프로비엠은 1114억원을, 엘앤에프는 3338억원을 쌓았다.

재고자산의 미래 판매 가치가 제조원가 수준으로 회복될 때 평가충당금은 다시 회수할 수 있다. 다만 최근과 같은 리튬 가격 하락세에서는 영업이익 등의 실적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2분기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6.4%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적자 전환하고 엘앤에프는 6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3개 분기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양극재 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구매 감축 대응과 제품 재고소진 등으로 수익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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