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면서 경제기여액을 큰 폭으로 끌어 올렸다. SK온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제기여액 증가율에서 3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중 경제기여액을 산출할 수 있는 매출 상위 100곳을 조사한 결과, K-배터리 3사의 2023년 경제기여액은 56조118억원으로 집계됐다.
K-배터리 3사의 경제기여액은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3사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은 전년 대비(42조5646억원) 31.6% 증가했다. 3사 모두 전년 대비 큰 폭 늘었지만 이 중에서도 SK온의 증가율이 가팔랐다.
SK온의 경제기여액 증가율은 67.9%로 매출 상위 100곳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SK온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은 12조1541억원으로 전년 대비(7조2380억원) 대비 4조9161억원 늘었다. 특히 SK온은 협력사 기여액과 임직원 기여액 부문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협력사 기여액은 해당 기업이 원재료·서비스 등의 구입을 위해 협력사에 지불한 비용을, 임직원 기여액은 임직원 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 등으로 지불한 비용을 뜻한다.
SK온의 협력사 기여액은 10조7144억원으로 전년 대비(6조4411억원) 66.3% 늘었고 임직원 기여액은 1조1690억원으로 전년 대비(7341억원) 59.2% 늘었다. 두 지표 모두 전년 대비 50%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SK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디슨 어워즈에서 수상할 만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NCM9와 코발트 프리 배터리 등이 있다. 기술 개발에 힘입어 SK온의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협력사 기여액도 함께 늘었다.
SK온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에 성과급, 격려금을 지급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직원들의 성과에 따라 밸류 셰어링(VS)을 지급하면서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 VS는 SK온의 상장과 3년 이상의 재직 등을 조건으로 달고 있는 만큼 근속에 대한 혜택을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3사 중에서 경제기여액이 가장 높았다. LG엔솔의 경제기여액은 26조745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20조7078억원) 대비 29.2% 늘어난 수치다.
높은 경제기여액만큼 LG엔솔은 임직원 기여액은 지난해 2조6575억원으로 3사 중 가장 컸다. 앞서 LG엔솔은 직원들과 성과급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LG엔솔은 김동명 사장을 필두로 직원들과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현재는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가시화된 만큼 직원들도 경영진의 의견에 따르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또한 LG엔솔의 경제기여액 중 사회 기여액의 증가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사회 기여액은 LG엔솔의 기부금을 아우르는 지표다.
LG엔솔은 지난해 82억6000만원을 사회에 환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18억6600만원) 342.7% 증가한 수치다. 이를 통해 LG엔솔은 삼성SDI의 사회 기여액(90억2300만원)을 바짝 쫓았다.
삼성SDI의 경제기여액 17조1110억원으로 전년 대비(14조6188억원) 17.0% 늘었다. 삼성SDI는 채권자 기여액 증가율이 3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채권자 기여액은 금융기관에 지불하는 이자비용을 아우르는 지표다.
삼성SDI의 지난해 채권자 기여액 증가율은 203.8%로, LG엔솔와 SK온의 채권자 기여액인 177.7%, 147.1%보다 높았다. 이는 북미 생산거점 및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는 것이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까지 북미에서 연산 100GWh에 육박하는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는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1, 2공장을 통해 총 67GWh 규모의 공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확보하기 위해 1공장 가동을 서두르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부터 미시간 팩 공장을 통해 IRA AMPC를 수령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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