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인야후 본사 입구. <출처=연합뉴스>
라인야후 사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 들었다.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자본관계 재검토’를 더이상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 되면서, 한일 양국간 외교분쟁으로 까지 비화됐던 사태가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라인야후내 네이버의 역할과 기능이 대폭 축소되고 다만, 네이버가 공동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어서, 양 진영간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지난 1일 라인야후가 제출한 ‘정보 유출 문제 재발 방지 보고서’에 대해 긍정하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자본관계 재검토 문제가 일단락됐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지난 5일 라인야후가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내용이 제시돼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관리 조처 개선 계획이 착실하게 실행되고 있으며, 안보 거버넌스 확보를 위한 노력이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기술, 서비스 분리와 보안 강화 조치 등의 내용이 주로 실리고 자본관계 변동에 대한 계획은 사실상 들어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라인야후 지분 매각 협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결론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네이버는 단기적 지분 매각에 선을 그었을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단기적으로 매각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도 “중장기 전략 결정에 대해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달 21일 주주총회에서 그룹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AFP연합뉴스>
특히 소프트뱅크의 AI 패권 확보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라인 지분 협상을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는게 현지의 평가다. 앞서 일본 현지 외신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4월께 자민당의 아마리 아키라 경제안전보장추진본부장과 만나, 일본 내 인프라를 모두 소프트뱅크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생성 AI 모델, AI 서비스는 물론 AI 칩 설계, 생산 등 하드웨어 인프라까지 생태계 전반을 자사 역량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10조 엔(약 8조70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 ARM에 AI 칩 전담 사업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고, 영국 AI칩 스타트업인 그래프코어도 인수했다. 인수가는 약 6억 달러(약 8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국회에서는 네이버에 전폭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면서 “네이버는 향후 수조 원에 달하는 AI 투자를 위한 자금 실탄이 필요하며 우익 정치인을 비롯해 일본에는 라인야후 지분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앞으로도 과학기술 패권 전쟁에서 전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플랫폼 수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에 더해 AI 투자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계획이 필요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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