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가운데)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카카오의 경영 쇄신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될 위기에 처하면서 다시 경영시계 제로의 위기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지난해 경영 전면에 복귀한 김 위원장이 사법 리스크로 하차할 경우, 그동안 힘들게 추진해온 내부 경영쇄신은 물론 계열사 구조조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범수 위원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12만원 이상으로 설정·고정하려는 목적으로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2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카오가 그동안 강도높게 추진해 온 경영쇄신 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김범수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복귀해 카카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를 출범해, 그룹의 전반적인 준법·윤리 시스템을 재점검 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인 CA협의체를 재정비했다. 김 위원장과 정신아 대표가 공동 의장직을 맡고, 5개의 산하 위원회를 꾸렸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계열사 신규 투자 및 지분 매각 프로세스를 강화했고, 임원들의 스톡옵션 처분과 임원 선임 절차에 엄격한 윤리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계열사 기업공개(IPO)도 신중히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최근에는 그동안 방만하게 유지돼온 계열사들은 사업정리 차원에서 매각하거나 통폐합 하는 구조개편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점쳐졌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구속될 경우, 당장 CA협의체 산하 경영쇄신위원회가 위원장 부재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A협의체 의장을 정신아 대표가 단독으로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카카오 변호인단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즉각 유감을 표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가 없다”며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영장 심문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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