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삼성SDI 헝가리 법인·SK온 미국 조지아 1공장 전경. <사진=각사>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사퇴론,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론 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미국 내 전기차 제조 및 생산을 촉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과거부터 바이든의 최대 업적인 IRA 정책을 일관적으로 비판해 온 만큼, IRA 축소·철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맞춰,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대했던 K-배터리 3사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전망이다.
21일 미국 현지 언론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내 제조산업 부흥을 위해 추진해온 IRA 정책의 후퇴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는 반면에 바이든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등 ‘고령 이슈’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택 격리 중인 바이든의 후보직 사퇴를 설득하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가 움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가 예고되면서, K-배터리 3사의 셈법도 더 복잡해지게 됐다.
K-배터리 3사가 IRA AMPC에 따른 세액공제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능력 확보에 열을 올렸던 만큼, IRA AMPC가 축소거나 철폐되면 사업성을 다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IRA 정책은 7500달러의 전기차 구매세액공제 외에도 AMPC를 통해 kWh 당 최대 45달러를 공제받을 수 있다. kWh 당 셀 제조 단계에서 35달러, 모듈 제조 단계에서 10달러를 받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올 2분기 IRA AMPC가 447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LG엔솔이 획득한 IRA AMPC 총액(6768억원)의 3분의 2 수준이다. SK온은 지난해 IRA AMPC로 총 6170억원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받았고, 올해 팩 공장서 IRA AMPC를 받게 된 삼성SDI는 지난 1분기 467억원 규모의 세액공제를 받기도 했다.
IRA AMPC는 2029년까지 100% 지급되지만, 2030년에는 75%, 2031년 50%, 2032년 25%까지 단계적으로 축소돼 2033년이면 폐지된다.
이에 따라 K-배터리 3사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다는 점과 더불어 현지 생산이 앞당겨질수록 IRA AMPC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G엔솔이 현재 추진 중인 미국 내 단독 공장 및 합작 공장의 생산능력을 더하면 총 326GWh에 달할 전망이다. SK온이 확보할 미국 내 생산능력도 127GWh를 웃돌고, 삼성SDI가 미국 내 단독 공장 설립을 추진하면 100GWh를 넘을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IRA 정책을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라고 비난한 인물이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IRA 전체나 일부를 폐기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IRA는 인플레이션을 낮추지 않고 높였다”고 지적했다. 과거 트럼프가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삭감, 백지화 등을 언급한 만큼 현 IRA 혜택이 축소될 우려가 드리우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트럼프 재집권 시 IRA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완전히 철폐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10GWh 배터리 공장을 짓는데 약 1조원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K-배터리 3사의 투자액만 55조원을 웃도는 거대한 자본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미국 주정부에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IRA 정책을 완전히 폐기하긴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LG엔솔의 미국 6개주(미시간·온타리오·오하이오·테네시·조지아·애리조나)에, SK온은 3개주(조지아·테네시·켄터키)에, 삼성SDI는 2개주(인디애나·미시간)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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