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절반 이상, 5년간 신사업 추가 없었다

500대 기업 331개 기업 중 175개(52.9%)가 신규 사업목적 추가 없어
아이에스동서, 다우기술, 한화오션,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등 15곳은 추가 사업목적 전부 미영위
인기 신사업은 ‘미래형자동차’·‘에너지’…최다 신사업 추가 기업은 대한제분(43개)
CEO스코어, 500대 기업 중 331곳 신규 추가 사업목적 조사

국내 500대기업 중 절반 이상은 최근 5년간 신규 사업목적 추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특히 최근 10년간 사업목적 추가가 1건도 없었다.

사업목적을 추가한 기업들은 ‘미래형자동차’와 ‘에너지’, ‘AI빅데이터’ 부문에 관심이 컸다. 미래형자동차와 에너지 관련 사업은 각각 24개 기업, 친환경 관련 사업은 18개 기업, AI빅데이터 관련 사업은 17개 기업이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신규 사업목적을 가장 많이 추가한 기업은 43개를 추가한 대한제분이었다.

신규로 사업목적만 추가해 놓고, 2023년 말까지 실제로 영위하지 않는 사업의 비율도 28.8%나 됐다. 특히 아이에스동서, 다우기술, 한화오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15개 기업은 신규로 사업목적만 추가해놓고 실제는 영위하지 않았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국내 500대기업 중 2018년 이후 5년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31곳의 사업목적 추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331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175개(52.9%) 기업이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하지 않았다.

나머지 156개 기업(47.1%)이 신규로 추가한 사업은 684개. 그런데 실제로 사업을 영위 중인 게 487개(71.2%)였고, 나머지 197개(28.8%)는 미영위 상태였다.사업목적만 추가해놓고 100% 미영위 상태인 기업도 15개나 됐다.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5년간 추가한 사업목적 14개를 전부 영위하지 않았다. 이어 다우기술(9개), 한화오션(5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3개) 등이 추가한 사업 중 미영위사업이 많았다.

최근 5년간 500대기업이 가장 선호한 신사업은 ‘미래형자동차’(22개사)였고, ‘에너지’(17개사), AI빅데이터(17개사), 친환경(13개사), 스마트공정(9개사)이 그 뒤를 따랐다.

미래형자동차는 현대글로비스,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아이마켓코리아, 롯데케미칼, CJ대한통운 등 22개사가 영위중이다. 이중 현대글로비스는 미래형자동차 인프라 관련 사업목적을 4개 추가했는데, 구체적으로 전기차 충전사업, 수소차 충전사업, 수소 저장사업 등이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도 전기차용 내장재 제조사업,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팩 제조사업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목적을 4개 추가하며 미래형자동차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에너지는 HD현대오일뱅크, 계룡건설산업, 한진, 한국가스공사, S-Oil 등 17개 기업이 영위했다. 에너지 부문에서 가장 각광받는 신사업은 태양광 발전사업이었다. 구체적으로 주차장, 공장 옥상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한진, BGF리테일, HL만도, 계룡건설산업, 롯데칠성음료, 하림, 호텔롯데 등 7곳이 있다. 한국가스공사, S-Oil,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성산업 등 5곳은 수소 에너지 생산 및 인프라 구축 사업목적을 영위했다.

AI/빅데이터 사업목적을 추가해 영위하는 17개 기업 중 여신금융사는 신한카드, 하나카드, 삼성카드 등 7곳으로 조사됐다. 여신금융사 외에는 SK텔레콤과 코스맥스가 AI를 활용한 신사업을 영위했다. SK텔레콤은 AI/DT 역량을 활용한 동물병원 엑스레이 촬영 및 영상진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코스맥스는 AI추천시스템을 활용한 초개인화 뷰티 플랫폼을 운영한다.

친환경 사업목적 추가는 SK에코플랜트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SK에코플랜트는 영위 중인 친환경 사업목적만 총 11개에 달했다. 이는 폐수처리 관리, 폐수처리 시공, 탄소 포집, 에너지 관리 시스템 사업 등이다. 효성티앤씨, SK지오센트릭, 현대엔지니어링, 하림 등도 대표적인 친환경 신사업 영위 기업으로 꼽혔다.

신규 사업목적 추가가 가장 많았던 곳은 대한제분으로 나타났다. 대한제분은 최근 5년간 43개의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이중 영위하는 사업이 14개(32.6%)로, 미영위하는 사업(29개, 67.4%)의 절반에 불과했다. 대한제분은 최근 ‘곰표’ 브랜드 인기로 브랜드 마케팅 관련 부대사업만 15개를 추가한 바 있다. 대한제분은 맥주, 팝콘 등 식품뿐 아니라 의류와 생활용품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추가한 신규 사업목적이 19개로 2위에 올랐다. 눈길을 끄는 것은 SK에코플랜트가 신규 사업목적 19개를 모두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 한신공영(19개), 아이에스동서(14개), 신세계푸드(13개), 현대글로비스(12개), HD현대오일뱅크(11개), 계룡건설산업(11개), 코리아써키트(11개), SK렌터카(11개) 등이 신규 사업목적 추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조사기간(2018년~2023년) 내 설립된 기업과 기간 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은 제외했다. 또 합병으로 인해 추가된 목적사업도 제외했으며, 수정·개정된 목적사업은 고려하지 않았다. 사업분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4차 산업혁명 15대 핵심기술 분야’를 참고했다. 사업 내용이 분명하지 않거나 기존 사업을 재구성해 사업목적에 추가한 경우는 ‘부대사업’에 포함시켰다. 신규 중 사업에서 파생된 사업목적의 경우는 주요사업과 같은 카테고리로 묶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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