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불안정한 업황 속에서도 2개 분기 연속으로 연체율 개선에 성공했다. 부실가능고객 대출한도를 축소하며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은 물론, 고금리 상황 속 연체 리스크가 높은 자동차 할부리스 자산을 줄이며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경영에 집중한 영향이다.
연체율 개선에 속도가 붙으며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던 대손비용 규모 줄이기에도 성공한 가운데, 삼성카드는 올해 역시 우량회원 중심의 안정적 리스크 관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 2분기 연체율은 0.99%로, 전년 동기(1.10%)보다 0.11%p(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기준 금리 인상 이후 지속 1%대를 유지해 왔으나, 1%대에 접어든 지 6개 분기 만에 0%대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지난 2022년 2분기 0.68%, 3분기 0.70% 등으로 0%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같은 해 4분기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0.90%로 크게 오르더니, 2023년부터는 △2023년 1분기 1.17% △2분기 1.10% △3분기 1.07% △4분기 1.18% 등 지속 상승해 왔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올해 들어 점차 개선세로 접어들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1.07%로, 직전 분기(1.18%)보다 0.11%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역시 직전 분기보다 0.08%포인트 가량 하락한 연체율을 기록하며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채권(NPL)비율 역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NPL비율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의 비율을 뜻한다. 삼성카드의 NPL비율은 지난해 4분기 0.95%까지 상승했으나 △2024년 1분기 0.86% △2분기 0.79%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전체 카드사 중 유일하게 건전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이 공개된 카드사들을 살펴보면 우리카드의 2분기 연체율이 1.73%로 전년 동기(1.34%)보다 0.39%포인트 상승하며 악화폭이 두드러졌다.
이어 △하나카드 1.50%(전년 동기 대비 0.31%포인트 상승) △신한카드 1.56%(0.19%포인트 상승) △KB국민카드 1.29%(0.11%포인트 상승) 등 1년새 연체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연체율은 고금리 기조 및 시장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저신용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낮아지며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카드가 건전성 개선에 성공한 데는 그간 진행해 온 내실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위험 차주에 대한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자동차 할부 등 영업 부문을 축소하며 내실을 쌓아왔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자동차 할부리스 자산은 8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939억원) 대비 6.7%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카드가 자동차 할부와 관련한 영업 규모를 줄인 데는 고금리 장기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할부금융의 경우 장기에 걸쳐 분할 상환이 이뤄지는 상품인데, 현재와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채무상환능력 보유 고객 등 우량고객 위주로 판매 전략을 틀었던 신용판매 부문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신용판매 수익은 1조2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1824억원) 대비 1.67% 증가한 수준이다.
내실경영을 통한 건전성 개선은 대손비용 감소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삼성카드의 대손비용은 3161억원으로, 전년 동기(3716억원)보다 14.9% 감소했다. 대손비용률 역시 2.7%에서 2.2%로 0.5%포인트 낮아졌다.
대손비용 감소는 곧 수익성 확대를 이끌었다. 삼성카드의 반기 순익은 3628억원으로, 전년(2906억원)보다 2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7.4% 증가한 4898억원을 기록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실가능고객 대출한도를 축소하며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며 “고객 한도관리를 통해 신규연체 유입 규모를 제한한 덕분에 건전성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드 업황의 뚜렷한 개선세는 포착되지 않으나 삼성카드의 보유 고객에 대한 건전성 관리 노력이 상반기에도 증명되고 있으며, 철저한 건전성 관리의 결과 연체율과 대손률이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카드는 여전히 불안정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내실경영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카드는 우량회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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