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지연’ 의식했나…티웨이항공, 사상 처음 기내식 가격 내린다

8월부터 유료 기내식 8종 가격 인하…창립 이래 최초
해외 생산 기내식 가격↓…번들 가격도 함께 내려가
업계 일각선 고객 신뢰 회복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도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제공=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이 사상 최초로 기내식 가격 인하를 단행한다. 기체 결함과 운항 지연의 여파로 추락한 고객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8월 1일부터 사전 주문 유료 기내식 8종의 가격을 최대 2000원 인하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이 2010년 창립 이래 유료 기내식 가격을 인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웨이항공은 오사카~인천 노선에서 참치 야채 샌드위치·에그 샐러드 샌드위치 2종을, 괌·사이판~인천 노선에서는 함박 스테이크·불고기·데리야끼 치킨·마히마히 등 4종을 각각 기존 1만8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2000원 내린다.

시드니~인천 노선의 경우 소고기 커리라이스·비프 볼로네제 스파게티 2종의 가격을 기존 1만7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1000원 인하한다. 가격 인하 대상인 이들 유료 기내식 8종은 모두 해외에서 제조해 여객기에 탑재하는 메뉴다.

유료 기내식을 포함한 부가서비스인 밀팩, 멀티팩 등 번들도 가격이 최대 2000원 내려간다. 번들은 위탁수하물 추가, 사전 좌석 지정, 기내식 사전 예약 등 별도로 구매 가능한 부가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개별 구매 시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비스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국내 생산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던 해외 생산 기내식 가격을 내려 구매를 독려하는 차원”이라며 “귀국하는 승객분이 더 다양한 양질의 기내식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유럽 노선 확장에 나선 티웨이항공이 연이은 운항 지연 사태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만회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에서 대부분 유료로 판매하는 기내식의 가격을 낮추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 인천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을 시작으로 오는 8월 로마·파리, 9월 바르셀로나, 10월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모두 취항할 예정이다.

실제 티웨이항공의 잇따른 출발 지연으로 고객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25일 오후 8시 50분 후쿠오카 공항에서 이륙하려던 티웨이항공 TW296편 여객기는 출발이 무려 15시간 40분가량 지연됐다. TW296편과 같은 항공기를 사용하는 TW295편의 인천 출발과 후쿠오카 도착이 늦어진 데 따른 것으로, TW296편 여객기 승객 183명은 다음날인 26일 정오가 돼서야 인천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기체 결함도 안전 운항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지난달 13일 인천발 오사카행 TW283편 여객기와 오사카발 인천행 TW284편 여객기는 연료펌프 이상으로 약 11시간씩 지연 출발했다. 당초 낮 12시 5분 인천에서 출발하려던 TW283편은 탑승이 4시간가량 늦어졌고, 승객들은 탑승 이후에도 3시간가량 대기하다가 다시 내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승객은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결국 탑승을 포기했고, 나머지 승객도 현지 일정을 취소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TW283편 여객기 승객 106명과 TW284편 여객기 승객 46명 등 승객 152명은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호감도를 높여 지난달 오사카 노선 지연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일부나마 회복하려는 방안으로 보인다”며 “가격 인하 이후에도 기내식 품질이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