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묵 대표가 이끄는 하나증권이 올해 들어 확실한 실적반등에 성공하며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하나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0% 넘게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 1312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직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시 전이지만, 특히 이번 실적 증가는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여러 분야가 고르게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었다.
하나증권 측은 “WM 부문은 금융상품 판매 증가와 손님 수 확대가 주효했으며, IB도 전통 IB를 강화하는 한편 투자자산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이뤄졌다”며 “S&T는 세일즈 실적 호조와 트레이딩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상반기까지 파생결합증권 리그테이블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내 하나증권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올 상반기 기준 하나증권의 당기순이익은 하나은행(1조750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덕분에 지난해 기준 4.7%에 불과했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올 상반기 19.5%로 크게 높아졌다.
이번 실적 호조로 강성묵 대표는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해 취임 이후 시장상황 악화로 적자까지 기록했던 강 대표는 다행히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964년생 강 대표는 대형 증권사 CEO 중에는 독특하게도 금투업계 출신이 아닌 하나은행에서 커리어의 대부분을 쌓은 ‘은행맨’ 출신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단 인물로 꼽히는 만큼, 지주사 내 신망이 두텁다는 강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 후 1990년 한국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3년 하나은행으로 이직한 후 주요 지점 등을 맡으며 영업 일선에서의 경력을 쌓았다. 본사에서도 영업지원그룹장을 담당한 ‘영업통’이다. 2021년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역임 후 2022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하나증권 대표는 2023년 취임했다.
하나증권 대표로서의 임기 첫 해는 실적 면에서 녹록치 않은 시기였다. 지난해 하나증권은 연간 기준 2708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낮아진 수익성으로 인해 당초 지난해 도전 예정이었던 초대형IB 인가 신청도 미뤄졌다. 당초 하나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내부적으로 초대형IB 인가 신청을 준비한 바 있으나, 수익성 저하로 인해 연기한 바 있다.
강 대표는 수익성 반전을 위해 주력부문인 IB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IB 조직 개편과 함께 외부 인사들을 수혈함으로써 1분기 기준 IB부문 영업이익만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났다.
올해는 실적 급등으로 초대형IB 도전에도 다시 힘이 실릴 전망이다. 강 대표 역시 신년사에서 “초대형 IB로 도약할 기반을 만들어 준 임직원과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님께 감사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 ‘6호 초대형IB’를 노리는 경쟁자들이 많아지면서 다소간의 경쟁 구도도 예상된다.
기존 초대형IB 증권사나 키움증권 등에 비해 리테일 부문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은 과제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수탁수수료 기준 지난해 각 증권사의 점유율은 △키움증(13%) △미래에셋증권(10.9%) △삼성증권(10.2%) △KB증권(10%) △NH투자증권(9.3%) △한국투자증권(7.2%) △신한투자증권(7.2%) 순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의 초대형IB 입성이 강 대표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까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무난하게 당국 인가 단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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