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 컸나…한국타이어, 신사업 미영위 비율 ‘100%’

고무제품 렌탈임대업 등 3개 신사업 영위하고 있지 않아
경영권 분쟁·경영 공백 등 여파 커…신사업 추진 소극적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최근 5년간 신규로 추가한 3개의 신사업을 모두 영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2024년 지정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2018년과 2023년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31곳 중 사업목적을 추가한 기업과 신규 추가된 사업목적을 조사한 결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새롭게 추가한 사업목적 항목은 총 3개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20년 만의 사명 변경과 함께 고무제품 렌탈임대업, 방문판매·통신판매 및 이에 부대되는 서비스업 등 2개의 사업목적을 추가하기로 결의했다. 이어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경주장 및 주행체험장 운영 등 스포츠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고무제품 렌탈임대업과 방문판매·통신판매 및 이에 부대되는 서비스업은 타이어 렌탈 등 렌탈 서비스에 해당한다. 화물차·버스용 타이어 렌탈과 품질 관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경주장 및 주행체험장 운영 등 스포츠서비스업은 자동차 주행 체험 시설 운영 관련 사업을 포함한다.

다만 이들 3개 신사업 중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하나도 없었다. 그 결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아이에스동서, 다우기술, 한화오션, LS전선, 오리온, 대한전선 등 15개 기업은 최근 5년간 신규로 추가한 사업목적 미영위 비율이 100%를 기록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사진제공=한국앤컴퍼니그룹>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그동안 신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이유는 복합적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더해 조현범 회장이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이 발생한 여파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조 회장이 석방된 이후 올해 들어 외연 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1조733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같은 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 투자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 인수 완료 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지분 50.5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1조800억원에 인수했으며, 이번 추가 지분 인수까지 포함하면 투자 총액은 2조8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인수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말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자산총액은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신사업과 투자 측면에서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조현범 회장의 경영 공백 해소로 전기차 등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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