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시장공략을 위해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K-배터리 3사가 올 하반기 각기 서로 다른 전략을 추진한다. 전기차 시장 정체에 따른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투자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고 나선 가운데, 삼성SDI는 적극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 3사 중 삼성SDI만 투자 계획을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기존 투자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투자 전략을 전면 재조정 하고 있는 LG엔솔과 SK온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삼성SDI는 이번 결정에 따라 유럽과 미국 내 생산능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SDI의 유럽 생산거점인 헝가리 괴드에 1, 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증설을 마무리하면 약 6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미국 내 양산을 앞당길 계획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를 설립하고 미국 공장을 짓고 있다. 스타플러스에너지는 미국 내 2개 공장을 통해 67GWh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와 달리 LG엔솔은 투자를 축소하고 SK온은 모회사의 지원을 받게 됐다.
LG엔솔은 올해 매출 목표가 20% 이상 역성장할 것으로 정정했다. 소비심리 위축,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으로 당초 목표로 제시한 4~6%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LG엔솔은 기존 투자 전략을 축소하거나 시점을 미루는 방안으로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실제 기존 EV 생산라인의 ESS 전환 등으로 각 생산거점별 가동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SK온은 지난해부터 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는 미국 내 판매량 확대에 따른 IRA AMPC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면서 자구책을 강구한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추가적인 지원까지 받게됐다.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을 통해 현금 창출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온은 트레이딩과 탱크 터미널 사업에서 5000억원 규모의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를 기반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합병을 통해 차입부담과 영업실적 부진 등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완화할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K-배터리 3사 중에서 삼성SDI는 가장 안정적으로 부채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부채 비율은 기업의 총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건전성을 판단한다. 업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100% 이하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삼성SDI의 2분기 부채 비율은 78%로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치를 나타났다. LG엔솔의 2분기 부채 비율은 86%로 전년 동기(83%) 대비 3%포인트(P) 증가했고 SK온은 3사 중 유일하게 100%를 웃돌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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