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유·배터리’ 동반 부진 어닝쇼크…“하반기 합병으로 위기 돌파”

2분기 매출 18조7991억, 영업손실 458억
석유사업 정제마진·수요 약세로 수익성 악화
SK온 4601억원 적자…배터리 가동률 하락 등으로 손실폭 확대
하반기 정유·배터리 업황 회복 전망…원가 개선 등으로 수익성 강화
11월 E&S 합병 통해 시너지 창출…“2.2조 수준 추가 수익 달성”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정제마진 약세로 본업인 석유 사업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전기차 시장 캐즘 장기화 등으로 배터리사업 가동률이 하락한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은 2분기 46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1분기 연속 적자기조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전방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증가하고,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오는 11월 예정된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올해 매출액 18조7991억원, 영업손실 458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0.3%, 영업이익은 107.3%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액은 0.4%, 영업이익은 57.1%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줄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9조369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견조한 석유개발사업 광구 생산 실적에도 불구하고, 석유사업의 정제마진 약세 및 배터리사업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2분기 석유사업은 전 분기 대비 4469억원 감소한 14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비우호적 거시 경제 환경과 중국 경기회복 지연 영향 등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제품 시장의 경우 중국 경기 회복 기대에 따라 증량 가동했던 1분기 생산 물량이 중국 경기가 예상 대비 회복 지연됨에 따라 수출 물량으로 전환됐고, 이로 인해 영내 제품 재고가 증가하며 약세를 실현했다”며 “오만, 쿠웨이트, 나이지리아 등 중동, 아프키라 지역의 신증설 설비들이 본격 가동되는 등 공급 확대 영향도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석유사업 시황이 OPEC플러스의 감산 지속과 함께 이동 및 냉방 등 계절적 수요 증가하면서 유가 하단을 지지할 것을 전망했다. 아울러 계절적 성수기와 유럽 산업 수요 회복에 힘입어 견조한 제품 수요를 유지, 정제마진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PX), 벤젠 등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중 진행된 정기보수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전 분기 대비 251억원 감소한 영업이익 994억원을 달성했다.

윤활유 사업은 중국 수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680억원 감소한 1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전 분기 대비 판매물량은 소폭 증가했으나, 복합판매단가 하락과 매출원가 증가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123억원 감소한 142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온 미국 조지아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지역 판매량 회복에 따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지난 1분기 385억원에서 1119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은 전분기(3315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매출액 역시 전분기 대비 1301억원 감소한 1조5535억원에 그쳤다.

SK온은 하락한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메탈 가격 하락과 고객사 신차 라인업 확대 등을 기반으로 상반기 대비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SK온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EV) 시장 둔화에 따른 OEM 수요 감소로 상반기 가동률이 하락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전 공장의 수율은 점진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전 법인의 수율이 계획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현재는 전 공장 수율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시장 수요 회복과 더불어 원가 절감 활동 등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을 추진해 하반기 영업이익 BEP(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K온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은 유효하기 때문에 현지 시기를 본원저 꼉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품 포트폴리오 및 고객사 다변화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SK온 관계자는 “각형 폼팩터(형태) 기술 개발은 완료된 상황으로 양산 시기에 대해 복수 고객과 논의하고 있다”며 “신규 글로벌 완성차와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논의해 고객 풀을 다변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요 사업의 업황 회복과 더불어 하반기 SK E&S와의 합병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박차를 가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오는 27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11월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양사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로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2조2000억원 수준의 추가 수익성을 달성할 계획이다. 기존 석유·가스 사업에서 5000억원 이상,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에서 1조7000억원 이상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사업에서는 탐사·개발과 트레이딩 역량 및 인프라를 결합해 수익성 증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1000억원, SK이노베이션의 LNG 수요와 SK E&S의 구매 경쟁력을 결합해 40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SK E&S의 전력 솔루션과 분산 발전 기술,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의 액침냉각과 배터리를 결합해 데이터센터 등에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해 1조7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강화하고, 다가올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당면 과제 해결 및 향후 주주가치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본 합병을 성사시키고, 합병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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