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간 농심 생산 현장에서 경력을 쌓으며 ‘현장 베테랑’ 평가를 받는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가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글로벌 공급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과 물류센터 등에 잇따라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라면 수출 호조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농심은 올해 또다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부산 녹산공단에 수출전용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유럽 및 아시아 지역 공급확대를 위해서다. 유럽 지역은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매출 비중이 높지는 않다. 농심은 이에 최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지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엔 프랑스 주요 유통업체인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신라면 외에 너구리, 순라면 등과 스낵 제품 공급물량을 대폭 늘렸다.
또 농심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는 제2공장 라인증설을 추진한다. 미국 제2공장은 이르면 올해 10월 용기면 고속라인을 추가해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신규라인은 원형 용기면인 큰사발면, 사발면과 함께 사각용기면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신규 라인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 가능량은 8억 5000만식에서 10억1000만식으로 약 20% 증가한다.
농심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이후 미국 현지에서 라면 수요가 급증하며 제1공장 생산능력이 포화상태가 된 적이 있다. 이에 2022년 5월 제2공장을 가동했는데, 여기에 용기면 수요가 늘자 추가로 제2공장 증설을 진행하게 됐다. 미국 제2공장 가동 첫 해인 2022년 미주지역(미국+캐나다) 매출은 4억9000만 달러로 1년 만에 약 24% 증가했다. 지난해엔 5억3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공장 가동 2년 만에 매출이 36% 이상 증가한 것이다.
농심은 생산설비 외에도 물류시설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국내 및 수출 확대에 따른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울산삼남물류단지 조성에 229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울산삼남물류센터 개발사업은 울주군 삼남읍 신화리 위치한 울산삼남물류단지 내 대지면적 4만 6690㎡, 연면적 16만 5490㎡ 규모로 지하 1층~지상 5층에 걸쳐 창고시설을 중심으로 사무실 등 부대시설, 물류수송차량 접안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내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 6월18일 울산시와 ‘울산삼남물류센터 개발사업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농심 이병학 대표는 업무협약식에서 "울산삼남물류센터는 부울경 물류 거점으로써 산업 및 생활물류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시설로 계획될 것이며, 내수 및 수출확대에 따른 물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농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4106억원, 영업이익은 21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 영업이익은 89.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2%다. 농심 해외 수출 1등 공신인 신라면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100억원이며 이중 59%(7100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올해 농심은 또다시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프랑스에서 7월26일부터 8월11일까지 열리는 ‘파리 2024 올림픽’으로 인해 특수가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농심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비 4.4% 증가한 3조5610억원, 영업이익은 4.5% 늘어난 2217억원이다.
농심의 해외 실적을 견인할 설비투자는 현장 전문가인 이병학 대표가 지휘하고 있다. 이병학 농심 대표는 지난 2021년 11월 농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3월엔 박준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병학 대표는 충남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농심 품질개발실에 입사해 36년간 현장에서 근무했다. 이 대표는 농심 공장 중 규모가 큰 안양공장과 구미공장에서 근무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으며, 생산 공정의 첨단화 작업을 주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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