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4년치 일감을 쌓아놓을 정도로 호황을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노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최근 실적이 개선되면서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가뜩이나 일감이 몰려 공장 가동률을 한껏 끌어올린 조선사들은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선박 납기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올해 첫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6월 4일부터 시작된 올해 임단협 교섭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자 조합원 찬반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회의를 거쳐 이달 초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만 65세 정년연장(현재 만 60세) 명문화, 임금피크제 폐지,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수주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미진했던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번 부분파업에는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도 동참할 예정이다. 해당 모임에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물론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이 속해있다.
한화오션 노조의 경우, 이미 지난달 15일 거제사업장에서 총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86%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시키고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한화오션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조선 3사는 넘치는 일감을 소화해내기 위해 조선소마다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의 상반기 사업장 평균 가동률은 105%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다.
여기에 조선사들은 숙련공 부족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실제 한화오션은 지난 6월 30일 납기 예정이던 6척의 컨테이너선 인도 일정을 올해 11월로 미루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파업까지 겹치게 되면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납기 지연으로 인해 고객 신뢰도가 하락해 경영상 차질을 줄 수 있고, 전체적인 생산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업황 회복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생산성 향상에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파업을 결정해 안타깝다”면서 “성실히 교섭에 임해 노조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데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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